#43일차
회사를 다니면 프리젠테이션 할 일이 종종 있다.
나는 개발팀인지라 발표하고 회의하는것이 주 업무는 아닌데, 이런 저런 부업무를 하면 발표 할 일이 생긴다.
영업, 마케팅 등의 부서에서 PPT와 발표가 주 업무인 사람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는 꽤 떨지 않고 발표를 잘 하는 편이다. (주관적인 생각)
남편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 할 일이 생기면 목소리가, 손이 덜덜 떨린다는데 나는 조금 재밌다.
물론 긴장된다. 그런데 이 긴장은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본다에서 오는 긴장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할 말을 다 해야할텐데, 준비한 것을 잘 말해야하는데 에서 오는 긴장이다.
이런 발표자리 말고 그냥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나에게도 어렵다. 무슨말을 해야할 지, 어떻게 대화해야할 지, 내 말투는 어떠한지 등등
그런데 이런 발표자리에 가면 또 다른 내가 말을 하는 기분이다.
이것을 나는 '프레젠테이션 자아'라고 부른다.
(급조했다. 내가 왜 발표할때는 다를까?를 생각하다 보니 또 다른 내가 말을 하는 것 같아서)
나는 19년을 경남에서 살았고, 대학교에서도 많은 부산사람들과 지냈고, 결혼도 부산사람이랑 했고, 회사에서 업무도 구미분들이랑 많이해서 아직도 사투리를 많이 쓴다. 굳이 고쳐야겠다는 마음을 안먹어서 그런듯하다.
그런데 발표자리에 가면 그럴듯한 표준어를 구사한다! (아 이것도 나의 생각인가) 사투리가 아닌 것에는 확실하다.
말도 좀 더 조리있게 하는 것같다. 떠오르는대로 말하는 평소 습관과는 달리 전달해야하는 내용을 중점으로 이야기해서 그런가.
사실 조금 전에 회사에서 짧은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왔다.
또 다른 내가 말을 하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껴서 글로 남겨야겠다 싶었다.
한국말로 프리젠테이션 할 때 뿐만 아니라 중국어로 발표할 때에도 '프리젠테이션 자아'가 나온다. 내가 이렇게 말할수 있다고? 내가 나에게 놀란다.
나의 오늘 발표가 마음에 들었던 내가 남기는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