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일차
#꿈샘의글감
'엄마'
이 단어의 무게를 가지기 위해 할 수 있는 것
'포기'
일상 생활의 자율권
지금 내가 하고싶은 것에대한 욕구
내가 여태까지 일해왔던 커리어
나의 이름
부모가 된다는 것과 나를 포기한다는 것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의 하루를 살아내게 하기 위해서는 나의 하루를 떼어주어야 하니 말이다.
내가 자고싶은 시간에 자는 것
내가 먹고싶은 시간에 먹는 것
내가 혼자 있고 싶은 시간에 혼자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
내가 보고싶은 것을 보는 것
나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시간투자를 해야하지만
아이와 있을 때에는 아이를 존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모튼 시간투자를 하게 된다.
억울했다. 그 시간이 너무나도 억울했다. 오롯히 나로서 보내지 못하는 시간이 너무나도 억울했다.
내 이름으로 불리기 보단 산모님, 어머님으로 불리는 날이 많아질수록 부담스러웠다. 저 멀리 달아나는 나를 뒤쫓아 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이런 저런 스터디를 했다. 그 안에서는 나는 나로서 존재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이 '포기'를 왜 받아들이지 못하고 억울해만 했나 싶다. 부정적 감정으로 가득차 있던 그때의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다. 조금은 더 행복할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아이를 위해 보내는 시간과 아이가 있기에 변해버린 나 자신을 포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다른 내가 된 것이다. 이전의 나도 사라지지 않았고, 엄마의 나도 함께 존재한다. 이것이 나의 삶이다.
나의 하루와, 나의 시간을 먹고 자란 나의 아이가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에 행복하다.
내가 해 낼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귀한 일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내가 내 자신이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인정해주자.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