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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 Jun 22. 2022

책 왜 읽어요?

인터넷이 더 쉽고 재밌지 않아요?

 작년에 읽은 책의 권수를 세다 보니 97권 정도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꽤 많이 읽어서 놀라웠다. 

늘 책을 읽기는 하지만 권수를 카운팅 한적은 없었는데 내가 생각보다 책을 많이 읽는구나.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늘 누군가의 새해 목표에 독서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적어도 나는 그 목표는 이루고 사는구나 싶어서 괜스레 뿌듯하기도 했다. 

곰곰이 책을 왜 읽을까 한번 생각해보았다.





나에게 책은 도피처이다. 


 진짜 힘이 들거나 외로울 때는 오히려 아무 말도 나오지 않고 내 안에 웅크리고 숨게 된다. 그러고 나서 한참이나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을 때, 보통은 몇 달이나 지나고 나면 그때 가서야 사람들에게 털어놓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황이 오면 외면하고 도망쳐도 마음은 너무나 힘이 든다. 이럴 때 책을 찾는다. 

물론, 그때그때 모든 상황에 맞는 내가 찾는 내용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다. 그래서 인생 책을 찾았을 때는 꼭 기록을 해놓거나 소정 하거나 해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나는 또 같은 지점에서 힘들거나 주저앉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열심히 찾다 보면 꼭 나와 비슷한 상황을 가진 누군가가 있다. 그 누군가가 나와 같은 고민을 나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읽고 배우고 쓴 책을 찾으면 작가 덕분에 나는 더 쉽게 길을 찾을 수도 그 작가가 마음의 위로를 얻은 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책이 좋은 가장 좋은 장점은 작가가 써놓은 내용을 내 소리로 해석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나와 비슷한 상황을 가진 사람들에게 수통의 전화를 돌려 하소연해도 100% 똑같은 상황은 없기에 말로 고민을 이야기하다 보면 내 마음에 완벽하게 와닿는 해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책에서는 그 작가의 고민, 해결방법, 공부법, 깨달음을 읽다 보면 내 언어로 내가 처한 상황으로 나만의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용히 읽으면서 생각해보고 고민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로가 되고 깨달음이 온다. 그래서 자꾸 찾게 된다.

내 안에서 나만을 위한 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바로 책이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도 어렵고, 털어놓았다가 구박이나 맞고 면박을 받을까 무섭고 내가 너무 작아질 때. 

위로가 되는 책을 찾고 읽으면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나도 겪었고, 너도 버텨낼 수 있어. 너만 유별난 게 아니야. 모두 그래. 괜찮아"

이렇게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 읽게 된다.



나에게 책은 선생님이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이 많아서 책을 본다.

가장 좋은 스승으로부터 가장 값싸게 배울 수 있는 게 사실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심지어 무료.

좋은 스승을 만나려면 열심히 공부해 좋은 학교를 가서, 치열하게 수강신청을 하고 비싼 등록금을 내야 배울 수 있을까 말까 한 그런 스승들이 책을 냈다면 서점에 가서 간편하게 구매하기만 하면 그 사람의 지금까지의 삶과 인생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또, 내가 경험하고 싶은 분야에 누군가가 먼저 겪은 실행착오와 노하우도 쉽게 익힐 수 있다. 

가성비가 아주 좋은 셈.

더 좋은 점은 내가 틀리고 포기해도 누가 나한테 뭐라 할 사람이 없으니 궁금한 분야나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간접 경험해 보기도 너무 좋지 않은가.

심지어 잔소리도 없어서 너무 좋다.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보다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번 더 정제된 느낌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다 보면 아웃풋이 나올 때까지의 넘쳐흐를 정도의 인풋이 있어야 글이 나온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아웃풋은 내가 주변 사람에게 말로 술술 설명할 수 있을 정도 이상이어야 글을 썼을 때 흡입력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아웃풋에 출판사의 전문가들이 한번 더 거르고, 독자들이 미리 읽어 추천까지 했다면 고급 정보를 훨씬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나에게 책은 힐링이다.


어려운 거 싫고 재밌는 거 좋아하고 쉬운 거 좋아하는 나는 어려운 말로 써놓은 책들은 별로 안 좋아한다. 웹툰부터 자기 계발서까지 장르 안 가리고 좋아하지만 쉬운 말로 쓰여있는 가독성 좋은 책을 사랑한다.

사실 쉬운 말로 쓰기가 훨씬 어렵다. 진짜 엄청난 지식이 있는 사람만이 독자들을 읽기 쉽게 설명해 준다. 

심적으로 너무나 힘든 상황이 와서 책을 골랐는데 골 싸매고 봐야 할 정도로 어렵고 난해하다면 과연 읽히겠는가. 

 심신이 힘들 때는 소설책을 본다. 나에게 울림을 주는 긍정적인 소설책들을 찾아 읽으면 놀랍도록 위안이 된다. 나에게 이런 책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스틸 미라는 책이다. 

꼭 어려운 책이어야 할 필요 없다. 두께가 얇아도 좋다. 나에게 힐링이 되고 위로만 된다면 웹소설이든 웹툰이든 힐링되는 소설을 찾아서 읽고 위로가 됐다면 그 리스트를 지니고 있자. 

책에서 받는 위로는 조금 더 깊게 따뜻하게 마음에 남는다. 





매 새해 독서를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울 때, 왜 책을 읽어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아무 이유가 없으면 재미로 읽는 걸 추천한다. 요새는 웹소설도 책으로 나온 게 많고 웹툰도 책으로 나오니 재미로 많이 읽어보자. 그러면 영화와 스마트폰과 다른 그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느새 책의 매력에 푹 빠져서 독서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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