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에서 길 찾기
길을 잃었어
온종일 걸어도
다시 제자리
내비게이션, 소용없어
경로를 다시 찾아도
맴맴 돌다 제자리
반짝이는 설탕 사막을
걷고, 걷도 또 걸으며
생각했어
길은 있다고
왜 있잖아
뫼비우스의 띠 같은 것
한 번만 꼬아주면 돼
다른 길이 나올 거야
나가는 길이 없으면 어때
한 번이라도 다른 길을 걷고 싶어
이렇게
위로 걸으면 되겠군
상상해봐
걷다가 떨어지면 하늘이야
기분 괜찮지?
예측 따윈 필요 없어
적응하는 거야
봐,
위로 걷고 있잖아
기분 괜찮아
설탕 사막을 지나
초콜릿 바람을 맞으며
거꾸로 걸어보는 거야
도넛에도 길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