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버드>/ R.J 팔라시오/ 책과콩나무
R.J 팔라시오의 그래픽 노블 <화이트 버드>는 얼만 전 개봉한 영화 <화이트 버드>의 원작입니다. <아름다운 아이>를 읽고 연계독서로 <아름다운 아이> 시리즈와 <화이트 버드>를 함께 읽었습니다. <화이트 버드>는 <아름다운 아이_줄리안 이야기>에서 더 나아간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아름다운 아이- 줄리안 이야기>가 선천적 안면 장애를 가진 어거스트를 괴롭히던 줄리안의 입장을 담았다면 <화이트 버드>는 줄리안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줄리안의 할머니 사라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치하의 프랑스에서 살았던 유태인입니다. 전쟁은 사라의 삶의 모든 것을 빼앗고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목숨마저 위협합니다.
서로를 불신하게 만드는 참혹한 시대에서 사라에게 유일하게 친절을 베푼 이는 같은 학교에 다니던 뚜흐또였습니다. 뚜흐또는 소아마비로 다리에 장애를 가진 소년이었습니다. 목발을 짚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소년에게 뚜흐또, 게라는 별명을 지어 부릅니다. 사라는 뚜흐또와 짝꿍이었지만, 다른 아이들이 뚜흐또를 놀리거나 괴롭혀도 방관하는 방관자였습니다.
독일의 지배하에 반유태법을 시행하며 유태인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날로 심해지던 어느 날, 사라가 다니던 학교에 찾아온 독일군은 유태인 아이들을 모두 수용소로 끌고 갑니다. 그 사이 사라는 몰래 도망쳐 학교 종탑에 몸을 숨기죠. 눈이 펄펄 내리던 겨울 같은 봄날, 어둠이 몰려온 종탑에 숨어 추위와 공포에 떨고 있던 사라를 찾아온 건 바로 뚜흐또였습니다. 사라는 뚜흐또를 방관했지만 뚜흐또는 사라에게 친절을 베풀죠.
“정말이지… 너한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뚜흐또, 네가 나를 살렸어.”
“고맙긴. 그런데…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말해, 뭐든지.”
“어… 진짜 내 이름으로 불러줄래… 뚜흐또 말고?”
“좋아! 물론이지! 어…”
“내 이름은 줄리안야. 줄리안 봄예.”
그때부터 그 이름은 세상 모든 이름 중에서 내 마음속에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이름이란다. 내가 아범한테 지어 준 이름이지. 아범이 너에게 지어 준 이름이기도 하고, 줄리안. P.73-74
그 후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헛간에 숨어 살게 된 사라를 줄리안과 줄리안 부모님은 따뜻하게 보살핍니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아무 조건 없는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줄리안처럼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친절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요? 만약 내가 줄리안이었다면 사라를 도울 수 있었을까?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친절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이런 어두운 시절에는 작은 친절의 행위들이 우리가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법이니. 우리의 인간다움을 일깨워주지. P.121
줄리안, 친절을 베푸는 데는 늘 용기가 필요한 법이야. 하물며 그 시절의 그러한 친절엔 모든 것을 걸어야 했어. 너의 자유와 너의 목숨까지. 친절은 기적이 되지.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어둠 속의 빛이 되는 거야. 인간다움의 정수이자 본질이랄까. 친절은 희망이야. P.190
세상은 변했지만 차별과 혐오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이미 지나간 과오는 돌릴 수 없으니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용기를 내는 일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억압받고 차별받는 이가 없도록 말이죠. 희망이 있다면 세상엔 아직 친절을 베푸는 줄리안 같은 용기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겠죠. 모두에게 빛과 같은 그 용기가 모여 더 친절하고 평등한 세상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