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바게트> 실키 글. 그림/현암사
지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세계 경제 포럼(WEF)의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가 완전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선 13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세계 여성의 날 조직위에서는 성평등을 위해 더 빠르고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로 “더 빠르게 행동하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습니다.
성차별, 인종차별, 소수자에 대한 차별, 이렇듯 우리는 수많은 차별 속에 살아갑니다. 차별이 없는 더 나은 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지만, 그 속도가 느리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김치 바게트>는 아시아인 여성으로 프랑스에 살며 작가가 직접 느끼고 겪었던 차별과 편견, 그리고 차이와 다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프랑스 웹매거진 <마탕!>에 연재되며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으로 프랑스 독자들의 찬사와 이해를 얻었습니다.
일상 속 소소한 차이부터 아시아 여성의 페티시화 같은 진지한 논의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바라보는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의 차이와 차별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담아냈습니다.
모든 주제들이 흥미로웠지만 팬데믹 시기에 프랑스에 있던 작가가 어머니와 통화하며 무서운 건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닌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단지 아시아계 사람이라는 이유로 받는 협박, 폭력, 혐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무리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작가가 느껴야 했던 무력함과 공포감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하기도 어려운 감정입니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서로 다른 두 나라의 차이를 이해하고 차별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행동에 문제는 없었는지 되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그 작은 행동이 더 나은 쪽으로 가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차별과 혐오로 인해 사람들이 다치고 상처받고 심지어 죽는 상황을 너무 자주 마주하고 있습니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말이죠.
그러니 더 빠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지금의 속도보다 조금 더 빠르게 인종, 성별,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없어지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말입니다.
실키 작가의 <김치 바게트>는 편견을 바로잡고 차별이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속도에 속력을 높여 주는 좋은 연료가 되어 줄 것입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