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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적 중도란 무엇이고 왜 2025년인가.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백낙청 / 창비

by 미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올해부터 창비 계간지를 구독했다.

작년, 워낙 뒤숭숭한 연말을 보내고 나니 시대의 흐름에 무심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의 뉴스가 넘치는 세상에서 어떤 글을 읽어야 올바른 생각을 하게 될까 고민하던 차에 오랜 시간 독자 곁을 지켜온 창비 계간지가 눈에 들어왔다.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잘 다듬어진 글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망설임이 없이 정기 구독을 신청했고 올해 3월 창비 계간지 2025 봄 207호를 받아 읽었다.


207호 창비 계간지에 실린 <특집 K 민주주의의 약진>에서 처음 ‘변혁적 중도’라는 개념을 접했다. 하지만 계간지에 실린 한 편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는 이해가 부족했으므로 그저 그런 개념이 있다는 정도로만 알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번에 창비에서 백낙청 교수의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책이 출판됐고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궁금했던 부분을 알아가고 자 신청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기회를 주셔서 지난 일주일 간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를 차근차근 읽는 시간을 보냈다.


저자인 백낙청 교수가 주장하는 ‘변혁적 중도’는 남한, 즉 대한민국에만 적용하는 개념이 아닌 한반도의 분단체제를 바탕으로 한반도 차원에서의 전환을 지향하는 ‘변혁’이며 국내에 뿌리내린 서양식 보수/진보라는 단순 논리를 넘어서는 ‘중도’를 달성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변혁적 중도는 한국사회 그리고 한반도 차원에서 전환을 지향해야 하고 그 핵심과제인 분단체제극복을 추구해야 하며, 그래야 각 시기에 필요한 개혁과제도 효과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주는 이념입니다. P.284


이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주장해 왔던 ‘변혁적 중도’에 대한 글과 대담이 수록되어 있다. 현시점의 글도 있지만 오래전 기고한 글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저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변혁적 중도’의 개념을 갈고닦아 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다져온 개념에 대해 저자는 지금이야 말로 실현할 때가 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2025년인가? 우리는 작년 12.4일 내란사태를 겪으며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한 수구세력의 실체를 파악했다. 그들은 내란을 옹호하고 분단체제를 더 악화시키며 자신의 기득권을 사수하기 바빴다. 그들의 행동에 시민들은 분노했고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며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촛불혁명을 잇는 빛의 혁명이다.


빛의 혁명을 이뤄 낸 시민들의 바람은 내란세력 청산과 적폐세력 척결이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도 내란세력들은 활개를 치고 있으며 적폐의 뿌리는 어디까지 닿아 있는지 가늠이 안 될 정도이다. 시민들의 힘으로 이뤄낸 빛의 혁명이 흐지부지 끝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요구를 통해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가장 기초적인 개념을 알게 해 줘야 할 것이다.


이렇게 내란사태로 하나 된 국민의 뜻과 명분이 ‘변혁적 중도’를 실현시킬 2025년 체제를 만드는 기초가 될 것이기 때문에 바로 지금 시작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 번에 바뀔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 지금 2025년 체제를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기틀을 잡는데 ‘변혁적 중도’가 그 밑바탕이 되어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백낙청 교수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변혁적 중도’에 대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다 알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눈과 올바른 개념을 알아볼 수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또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차별하거나 폄훼해서는 안 되며 그들의 생각이 나와 다른 이유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어려운 일이다.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는 어려운 책이었다. 그리고 시대에 무심했던 스스로에게 반성을 하는 시간도 됐다. 이 책을 한 권 읽었다고 해서 세상이 바로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적어도 현시대 상황에 무심했던 ‘이전의 나’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


나에게 이 책이 알려준 것이 있다면 내가 사는 시대에 책임을 지고,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마음 가짐 일 것이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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