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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무장 독립운동의 역사.

<다시 쓰는 해방의 역사>/ 김이경/ 초록비책공방

by 미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2025년 8월 15일, 해방 80주년이 됐다.

우리의 선조들이 일제의 잔혹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피와 눈물로 이뤄낸 해방이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자유롭게 한글로 된 책을 읽고 말하며, 우리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것은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수많은 이름 모를 독립운동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독립운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다시 쓰는 해방의 역사>는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에서 활동하며 남북의 역사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는 김이경 이사가 쓴 책으로 독립운동사를 다룬다.


우리가 해방을 맞이하던 1945년의 조선은 하나였다. 저자는 우리가 독립운동사를 남과 북으로 나누고 북에서 활동한 독립운동사를 배우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때의 우리는 하나의 조선이었기에 독립운동사를 나누지 않고 함께 배워야 한다는 뜻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에서는 분단 이후 서로의 이데올로기로 인해 가려져 있던 1930년대 이후 무장 투쟁의 역사 중 ‘조선인민혁명군’의 독립운동사를 다룬다. 조선인민혁명군은 김일성의 주도로 1932년 창설된 사회주의 계열 무장 조직으로 동만주와 함경북도 접경지대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무장된 적은 무장으로 맞서야 한다”는 이념과 다른 나라의 도움이 아닌 우리 민중의 힘으로 자주독립을 이뤄내야 한다는 믿음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오직 조국의 해방을 위해 싸웠던 독립투사들의 치열했던 무장 투쟁의 역사를 읽으며 지금까지 이런 역사를 몰랐다는 것에 대한 반성과 회의감이 몰려왔다.


내가 태어났을 땐 이미 분단체제가 굳혀진 상태였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는 배웠지만, 역사를 배우며 북에서 일어난 독립운동에 대해 배웠던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책에 담긴 내용들이 나에겐 매우 새롭고 낯선 역사였다. 이런 역사를 알려주지도, 배우려고도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반성하게 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만약’ 우리가 분단이 되지 않았더라면, 하나의 한반도에서 역사를 배웠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독립운동 사례를 배우고, 우리의 해방이 다른 나라의 도움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순국선열의 피와 눈물, 치열한 전민항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배웠을 것이다.


"조선 사람은 죽지 않고 살아있다. 일제에 맞서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 보천보의 불길은 전국 곳곳에 이런 확신을 퍼뜨렸다. 전투를 마친 유격대는 곤장덕으로 빠져나왔다. 대원들은 조국의 흙을 한 줌씩 배낭에 담았다. 한 줌 조국의 흙, 그것은 유격대원들에게 심장과도 같은 것이었다. P.174-175


<다시 쓰는 해방의 역사>를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역사는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범한 일상이 결코 쉽게 얻어낸 보상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주었다.


안타깝지만 우리의 분단 상황은 이미 '체제'화됐고 '체제'화된 것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남북이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변화하고자 할 때, 통일을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분단 체제 극복을 위해서는 현재에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더불어 함께 이뤄낸 해방의 역사를 배운다면 우리는 더 큰 자부심을 갖고 새로운 한반도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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