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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마음씨. 또는 좋게 생각하여 주는 마음.

<호의에 대하여> / 문형배/ 김영사

by 미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문형배 재판관 <호의에 대하여>를 읽었다. 지난 4월 4일 탄핵 판결문을 힘주어 읽어 내려가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 혹시 원하는 결과와 다른 결과가 나오면 어쩌나, 마음 조리며 시청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호의에 대하여>는 저자가 블로그에 썼던 글을 추려 담아낸 에세이이다. 일상의 소중함과 책에 대한 서평 그리고 판사라는 위치에서 세상에 바라는 글들이 담겼다.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글에는 나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름부터 학명, 나무의 특징까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무언가 하나를 좋아하면 깊게 좋아하는 성격이시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종종 나오는 야구 이야기에 같은 야구팬으로서 웃음이 나기도 했고. (물론 나는 독수리지만…)


판사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제한적인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 문학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문학은 보편적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고, 재판은 구체적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며, 양자는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P.350


모든 경험을 할 수 없으니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저자의 서평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재미없는 책은 서평을 안 쓰는 것으로 복수를 한다고 했으니, 이 책에 실린 서평들은 선택받은 책일 것이다. 따라 읽고 싶은 책이 많아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


친절한 마음씨.

또는 좋게 생각하여 주는 마음이라는 ‘호의’.


점점 더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친절하고 좋게 생각하려 해도 자꾸 어긋나게 만드는 일들이 넘쳐나니까. 그럼에도 세상이 아직 살 만하다 말할 수 있는 건, 아무런 조건 없이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호의에 대하여>를 통해 만난 저자는 ‘호의’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친절한 마음씨를 갖고 착한 사람들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 올바른 신념을 갖고 바르게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사람, 그렇게 자신의 길을 바르게 걸어온 사람의 글은 글마저 바르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나 또한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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