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3부. 15자의 판결문, 그리고 감금
봉쇄가 시행된 지 사흘째 되는 새벽이었다.
별장 앞마당엔 검은 차량들이 몰려들었고, 제복을 입은 자들의 수는 경호 인력의 수배가 넘었다. 그들의 손에는 총과 칼, 그리고 서류 가방이 함께 있었다.
고위공직범죄전담수사원장과 경찰청장, 그리고 반역 세력 일부가 뒤엉킨 목소리가 공기처럼 차갑게 퍼졌다.
“쏴서라도 데려오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 무력 집행은 정당하다.”
그들의 말이었다.
그리고 그 총성과 칼끝은 대표자를 겨누고 있었다.
더군다나, 그들의 손에는 총보다 빠르고 칼보다 얇고 차갑게 잘 드는 문서 한 장이 있었다.
15자.
대표자를 끌어내리기 위해 고안된, 기이할 만큼 짧은 판결문이었다.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음.”
대표자는 그 문장을 보자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경호원들이 무기를 움켜쥐자 즉시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들을 공격하지 마라. 그들도 우리 성민(城民)들이다.”
그는 늘 말하곤 했다.
“집을 지키는 자는 싸워야 할 때와 싸워선 안 될 때를 구분해야 한다.”
그는 스스로 결박되는 것을 허락했다. 그 순간 그는 누군가의 억울함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싸움이 집 전체를 무너뜨리는 내부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자 했다.
그리고 그 15자의 판결문은 그 즉시 기이한 효과를 드러냈다.
법관들은 판결을 낭독하자마자 철저한 침묵 속으로 돌아갔다. 시민의 질문도, 언론의 해명 요청도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 침묵은 판결을 의심한 사람들 앞에서만 번개처럼 깨졌다.
판결에 비판적 의견을 올린 자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고발장이 날아들었다.
심지어 판사는 자신이 직접 고소하지도 않고 기록관 뒤에 숨어 ‘처벌을 원한다’는 문장만 남겼다.
사법은 설명을 거부하고, 대신 권력의 음영 아래에서 한 사람을 향해 칼날처럼 움직였다.
곧, 법은 방패가 아니라 대표자를 제거하기 위한 조직적 도구가 되었다.
차가 멀어질 때, 대표자는 마지막으로 별장을 돌아보았다.
기둥, 지붕, 복도, 서재— 모든 구조가 어둠 속에서 낯선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집아, 버텨라. 나는 돌아온다.”
그러나 별장은 그날 이후 대표자가 지키려 했던 집이 아니었다. 바로 그날 밤부터 별장은 적들의 거처가 되어갔다.
그러나 동시에, 목재 결 사이에는 대표자의 말 없는 경고가 새처럼 깃들기 시작했다.
그 경고는 형태를 갖추지 못한 채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