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2부. 가장 먼저 등을 돌린 사람

by 혜윰의 해밀

제3장 재판 — 죄를 완성하려는 자들과 끝까지 말하는 자


2부. 가장 먼저 등을 돌린 사람


재판보다 먼저 결정된 것이 있었다.

판결보다 먼저 굳어진 공기, 그리고 질문보다 먼저 퍼진 결론이었다.


대표자는 왜 봉쇄 조치라는 헌법상의 비상대권을 발휘해야 했는가, 그 권한은 어디까지 어떻게 사용되었는가를 묻는 사람은 적었고, 그 소리는 작았다.


봉쇄 조치가 발표되자마자, 도시는 아직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더 큰 소리로 '탄핵'이라는 단어부터 불러냈다. 법정도, 수사도 시작되기 전이었다. 헌법의 언어가 먼저 호출되었고, 그 호출은 이상하리만큼 빠르고 단호했다. 마치 누군가 그 자리를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도시는 마치 집단무의식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표자를 제거하기로 마음먹고, 그 최종적인 절차를 향한 급류를 타는 듯했다.


그 선두에 섰던 사람은 대표자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는 선출직도 아니었고, 의회의 책임을 직접 지고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가장 먼저 의회로 들어왔고, 가장 빠르게 대표자의 권한 행사를 ‘내란’이라는 이름으로 규정했다. 봉쇄가 끝나기도 전에, 그는 이미 다음 장면으로 이동해 있었다.


그 움직임에는 분노보다 선점의 속도가 먼저 느껴졌다. 판단보다 위치의 감각이 앞섰고, 정의의 언어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패처럼 사용되었다. 그는 마치 이 도시에 새로운 중심이 생길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행동했다.


이것이 배신이었는지, 정치적 결단이었는지를 두고 도시는 갈라졌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 선택은 대표 개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이 도시의 질서가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를 가르는 신호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신호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가장 먼저 울렸다.


그 이후의 일들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대표자를 끝까지 믿고 지지해 왔다고 여겨졌던 인물은 결정적인 순간에 기억을 흐렸다. 회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절차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 말은 차분했고, 법의 언어를 따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탄핵 인용의 마지막 고리를 완성하는 증언이 되었다. 충성은 그 자리에서 침묵으로 변했고, 침묵은 곧 위증이라는 이름의 선택으로 굳어졌다.


증거라 불린 것들 역시 기이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정갈하지 않은 필체, 맥락을 설명하지 못하는 메모, 누구의 손에서 누구에게로 갔는지 분명하지 않은 기록들. 그것들은 사실을 증명하기보다, 의심을 덮는 데 더 적합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공백을 채운 것은 증언의 진실성이 아니라 증언을 둘러싼 관계의 방향이었다.


누군가는 외부의 언어에 노출되었고, 누군가는 정치의 압력 앞에서 기억을 재구성했다. 시간이 지나자 어떤 진술은 비화된 기록을 통해 흔들렸고, 어떤 말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를 드러냈다. 그러나 그때쯤, 재판의 방향은 이미 굳어 있었다. 진실이 수정되기에는 도시의 선택이 너무 앞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흐름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그 누구도 ‘이 도시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묻지 않았다는 점이다. 질문은 모두 개인의 책임, 개인의 행위, 개인의 판단으로 쪼개졌다. 그렇게 쪼개진 질문들 속에서 구조는 사라지고 인물만 남았다.


미세스 미오는 그 과정을 보며, 배신이 언제나 증오에서 시작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배신은 종종 자기 확신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스스로 옳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가장 먼저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미스터 지오로는 이 장면을 권력 이동의 도식으로 읽고 있었다. 봉쇄 직후의 언어, 탄핵 인용의 시간표, 증언이 배열되는 순서. 이 재판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한 번 끝나 있었고, 지금은 그 결론을 법의 형식으로 옮기는 과정에 불과해 보였다.


그리고 그 과정 어디에도 여덟 개의 죽음은 없었다.


그 죽음들은 봉쇄 이전의 일이었고, 탄핵의 언어와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밀려났고, 그렇게 사라졌다. 도시는 더 시급한 이야기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곧 집단적 망각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알고 있었다.

이 재판이 끝난 뒤에도, 이 도시는 다시 질문받게 되리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등을 돌린 사람이 누구였는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었다.


이 도시는, 무엇을 지키지 않기로 선택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의 대가로, 여덟 구의 시체는 지금 어디에 놓여 있는가.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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