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사적 글쓰기 연습
글쓰기 수업에서 '몸으로 표현하기' 놀이를 했다.
선생님이 세 줄로 놓인 책상의 가운데를 댕강 잘라 2팀으로 나눴다. 첫 번째 팀에서 단어를 몸을 표현할 문제 출제자를 찾는다. 침묵. 잠시 교실에 침묵이 흐르고 난 뒤 제일 앞자리의 수강생이 손을 살며시 든다. 첫 번째 팀에서 박수 소리가 나온다. 선생님도 기뻐한다.
이어서 두 번째 팀의 출제자를 찾는다. 바로 첫 번째 팀 문제 출제자 옆자리의 수강생이 손을 번쩍 든다. 가위바위보로 이긴 첫 번째 출제자가 먼저 하기를 원한다. 출제자가 10개의 단어를 말이 아닌 몸으로 표현하고 다른 예닐곱 명의 팀원은 자리에 앉아서 단어를 알아맞히기로 한다.
첫 번째 팀의 단어 알아맞히기가 시작된다. 출제자는 교실 앞으로 나가 교실 앞 한편에 세워진 교탁 위에 있는, 선생님이 미리 준비해 온 문제지를 본다. 첫 단어를 보고 머뭇거린다. 손을 가슴으로 모으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불안, 당황 등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쏟아지지만 정답이 아니다. '패스'를 허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출제자의 어쩔 줄 모르는 행동에 선생님이 '패스'를 허용한다.
두 번째 문제부터 단어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그중 정답들도 꽤 들어 있다. 손을 위로 들어 올렸을 뿐인데 하늘, 구름 등 단어들이 첫 번째 팀 여기저기서 나온다. 양손을 쫙 펴고 문이 옆으로 스르르 열리는 것을 표현하고 걸어 들어가는 동작, '띵'하는 효과음까지. 바로 정답인 엘리베이터가 튀어나왔다. 첫 번째 단어에 비하면 나머지 단어들은 수월하게 무사통과한다.
9개의 단어를 다 해결하고 난 뒤 첫 번째 단어로 다시 컴백한다. 첫 번째 팀의 유일한 남자 수강생을 가리킨다. 남자, 남성, 청일점. 온갖 단어들을 팀원들이 외친다. 문제 출제자는 양손으로 세모를 커다랗게 표현하고 엄지를 높이 치켜든다. 그러자 '아버지'라는 정답이 드디어 나온다. "아~"교실에 커다란 잔잔한 감탄사가 이어진다.
이어지는 두 번째 팀의 단어 알아맞히기.
허리를 구부리고 지팡이를 짚은 시늉을 하며 천천히 나아가는 자세에서 '할머니'에 이어 정답 '노인'이 쉽게 나왔다. 팔을 들어 허공을 한번 쓱 그으니 '비행기' 정답. 땅을 치고 슬퍼하는 몸짓, 허리를 반으로 접어 인사하는 모습, 바닥에 절을 하는 모습에서 '초상'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정답은 '장례식'. 이어서 답이 쑥쑥 나온다. 첫 번째 팀과 비교하면 아주 부드럽게 막힘없이 출제와 정답 알아맞히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문제. 교탁 옆에 서 있는 선생님의 팔짱을 끼고 같이 어디를 가는 시늉, 커다란 두 개의 어떤 것. 서로 만나는 듯한 몸짓. 연인, 데이트, 사랑, 쇼핑, 수다, 만남. 온갖 몸짓만큼이나 다양한 단어들이 쏟아지는데 두 번째 팀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답답한 문제 출제자는 앞의 동작들을 되풀이하고 새로운 동작을 또 만들어 낸다.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던 팀원들은 열정적으로 자신들의 단어를 외치다 드디어 '친구'라는 정답이 나온다.
게임이 끝나고 난 뒤, 몸으로 단어를 표현하느라 수고한 두 사람에게 작은 사탕이라도 선물을 주어야 하는데 하고 아쉬워하는 선생님의 말에 뒷자리의 수강생이 가방을 뒤적 뒤적이더니 작은 알록달록한 사탕을 주섬주섬 꺼내 두 출제자에게 등을 찔러 건넨다.
'몸으로 표현하기' 놀이가 끝났다.
글쓰기 수업 5회 차
묘사적 글쓰기 두 번째 시간에
'상황이나 사건을 자세히 쓰기'였습니다.
이를 위해서 게임을 하고
이 경험을 묘사로 표현했습니다.
중간에 감정이 수시로 튀어나와
'아냐, 넌 들어가!'
두 줄을 박박 그으면서
닭 가슴살 같은 퍽퍽한 묘사 글을
썼습니다.
감정 하나 들어가지 않은 이 묘사가
글쓰기의 기본입니다.
나중에는 감정이 들어갈 수 있지만
글쓰기 연습은
상황을 직접 보듯이
생생하게 그려내는 묘사의 글쓰기가
선행이 되어야 합니다.
운동의 기초 체력,
기본 운동쯤 되려나요.
글에서 저의 모습은 감췄습니다.
저는 과연 어디에 있었을까요?
저는 첫 번째 팀원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떠오르는 단어를
마구 외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