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노래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한 수강생은
가수와 노래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데
좋아하는 노래라며
한 구절을 잠시 불렀다.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그러자 두 곳에서
가수와 노래 제목이 바로 튀어나왔다.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팬들은 어디에나 있다.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10개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본다.
여섯 개 정도는 휘리릭 쓰다가
일곱 번째부터는
'내가 또 뭘 좋아하지?'
생각을 하며 적다 보니 속도가 느려진다.
글쓰기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10개를 쓰라고 하면
10개나 어떻게 찾아 쓰나 하고
고민을 하는 어른들이 많단다.
뒤로 갈수록
속도가 확연히 느려진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기 힘들어한다고.
그런데 어린 학생들은
처음에는 '10개나 어떻게 써요?'로
시작해서 쓰다가 점점 신이 나서
'12개 쓰면 안 되나요?'
이런 협상을 걸어오기도 한단다.
귀여운 아이들.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도 많구나.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나를
선정하는 방법이 독특하다.
10개를 다 쓰고 나서
좋아하는 것들 중에서
다른 것들보다 덜 좋아하는 것을 4개 지운다.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
그냥 갖다 붙인 9번, 10번이 제외되고
가운데 6번, 7번이 제외된다.
그다음은 또 3개를 제외한다.
음, 포기하기 싫은 것들인데 일단 제외한다.
이제 3개 남았다.
그중 2개를 제외한다.
나머지도 다 좋아하는 것들인데 어렵다.
마음속으로 '미안'이라 말하고 줄을 긋는다.
그리고 남은 하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단 하나이다.
생각나는 대로 좋아하는 것을 썼으니
1번이 남은 사람도
6번이나 8번이 남은 사람도 있다.
그렇게 찾은 하나를 가지고 글을 쓴다.
'아무튼' 시리즈처럼.
아무튼, 달리기.
아무튼, 수영.
아무튼, 문구.
아무튼, 여름.
아무튼, 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구체적으로 적어 본다.
20분쯤 글을 쓰고 나서,
수강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을 발표한다.
다른 이의 글을 잘 듣는 것 또한
좋은 글쓰기를 위한 방법.
독립한 아들들이 키우는 고양이 2마리.
고양이에게 할머니라 불리지만
고양이 보는 낙으로
우렁각시 역할을 하러 간다.
지리산 근처의 고향 집.
지리산 등반의 기억과
항상 그리운 시골의 집.
지금 그곳에는 어머니 혼자 살고 계시다.
50 넘어 시작한 해외 자유여행.
계획을 하는 과정과
현지에서 부딪치고
어려움을 해결했을 때의 뿌듯함이 좋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남편의 말을 듣는 순간.
느긋해 보이고 걱정 없이 들리는 말에
마음이 편하기도 얄밉기도 한
미묘한 감정이 드는데
자신도 딸에게 똑같은 소리를 한다.
망각.
과거의 괴로운 것을 잊을 수 있고
다시 오게 되는 두려움도
잠시 잊고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해 준다.
산책.
물과 시집을 들고 떠나는 짧은 여행.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다.
길 위에 인생이 펼쳐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첫 번째로 적은 '글쓰기'.
아마 살면서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제일 좋다.
다른 것들을 다 물리치고 살아남았다.
마이 넘버 원,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