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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첫번째 나라 한국을 떠나, 선택한 두번째 나라 캐나다에 살고 있는 지구별 소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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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이방인
불자동차는 아름답다
김훈 작가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안에는 '불자동차'라는 제목의 글이 실려있다. 어릴 때 장래희망란에 '소방수'라 적었었다는 작가는 이 글에 소방차에 남다른 신념과 관심, 그리고 염원을 풀어놓았다. 평소에는 소방관 또는 소방차, 그들의 일에 큰 관심을 둔 적 없었다가 이 글을 읽고 적잖이 감동받았다. 질주하는 소방차의 대열을 바라보면서 나는 늘 인간과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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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6. 2025
대관절 힙한 책읽기란
요즘 세상소식은 접해서 정신건강은 말할 것도 없고 혈압 관리도 안될 것 같아서 가급적 멀리하고만 싶다. 그런데도 한쪽 눈 가리고 한 눈으로만 살~짝 찔~끔 엿보듯이 할 때가 많다. 암만 그래도 순간 덜컥 못볼 꼴들은 잘만 포착되니 이 노릇을 어찌할꼬. 두 눈을 질끈 감거나 그것도 잘 안되면 천조각이라도 찾아내 두 눈을 스스로 가리고 싶을 정도다. 내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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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2. 2025
늙은 초짜널스의 노래
한밤의 질문
야간 근무를 할 때 가장 바라는 바는 님들이 푹 주무시는 일이다. 아기도 밤에 잘 자주는 건 엄마의 기쁨이고 아기인 자로서 큰 미덕이지 않나. 시설에서 돌봄을 받는 노인의 경우도 다르지 않을터.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공연히 자신의 능력을 오판 또는 과신하여 도움을 청하지 않고 무리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무언가를 하기를 시도하다가 쓰러지거나 넘어지는 일 없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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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8. 2025
부끄럽지 않은 부끄러움
'민낯들'(사회학자 오찬호 지음)이란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저자가 대학원에 다닐 때, 새벽에 신문배달을 하고 지하철에서 무가지를 배포하는 일을 하면서 누군가 자신을 보는게 싫었다고 한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공부하면서 힘들게 사네' 와 '공부는 언제하나?'하는 조롱의 경계선에서 무례한 분석 대상이 되는게 싫어서. 그래서 자신의 그런 사정이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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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5. 2025
늙은 초짜널스의 노래
한밤의 긴급상의
어젯밤 나이트 근무를 할 때였다. 널싱 홈이라는 곳은, 밤이라고 해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이냐 하면 그건 언감생심인 일. 밤에 다 잠만 자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픈 일도 있고 응급실에 가야할 수도 있고 낙상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고 세상을 떠나는 일도 일어난다. 밤에만 일어나는 일도 없고 밤에는 안일어나는 일도 없다. 한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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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4. 2025
젓가락질 못하는 남자
내게는 고약하고도 쓸모없는 고정관념 또는 편견이 하나 있다. 젓가락질 못하는 남자가 싫다고 하는. 아니 다시 말하자. 젓가락질을 자연스럽게 해야 마땅함에도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아 이것도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젓가락 문화권에서 나고 자랐는데 못하는 남자, 아 그게 맞긴 하겠으나 더 쉽게 가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한국남자인데 젓가락질 못하면? 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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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3. 2025
한일전 같은 캐나다 대 미국 아이스하키 경기
모욕당한 자의 설욕
지난 목요일 저녁은 올겨울 춥고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는 캐나다 전역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아이스 하키 경기 때문이었다. 캐나다의 자존심 아이스 하키 경기에 대한 열광은 새로울 것 없는 일인데 그 날은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왜? 요즘 돌아온 트럼프의 과감하고도 무례한 행보와 망발때문에 껄끄러워진 미국과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난 그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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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2. 2025
책읽기의 '소유냐 존재냐'
요즘 사람들 책 참 안읽는다는 기사가 종종 눈에 띈다. 내가 기억컨대 독서가 강조되지 않은 때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는 독서하면 일본사람들 얘기가 많았다. 국민 계몽용으로서 일본인들은 지하철에서 대개 책을 읽는다고 그랬다. 그래서 잘 산다고까지 덧붙임으로써 국민들의 독서생활을 강요했다. 요즘 책보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시대에도 그들은 여전히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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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7. 2025
'인플루언서'와 '루저'
내가 일하는 널싱홈에 한 70대 여성이 있다. 그는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매우 독특한 성격으로 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아니 그러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굴었다. 그가 가진 진단명은 boderline personality disorder. 내가 어렸을 때 엄마따라 같이 보던 드라마에 남자 주인공(당시로는 미남의 상징이었던 노주현 분)의 성질고약한 아내(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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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3. 2025
자발적 이방인
'차이니즈 뉴 이어' 퇴치투쟁 2025
서양문화권에서 잘못 쓰이는 소위 '차이니즈 뉴 이어'는 나의 짜증나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거기에서 출발해서 지난 몇 년간 혼자서 씩씩대며 벌여온 지독히 미약한 나의 차이니즈 뉴이어 퇴치투쟁, 올해 어김없이 또 그 시기를 맞았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거들랑 지난 글 '차이니즈 퇴치투쟁 1,2,3을 찾을 수 있다) 양력으로 새 해를 지나 음력 새 해를 향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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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8. 2025
자발적 이방인
"뽀사삐고, 조져불자"
나는 한국어중 사투리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넓지도 않은 땅덩어리에서 그렇게 언어가 확연히 다를 수 있는지 흥미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 어떤 사투리에도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은 표준어 구사자이다. 그런데 사투리에 능통하다고 자부한다. 물론 네이티브앞에서는 얼치기 수준을 드러내기 꺼려 입도 뻥긋 못하겠지만. 아이들 어렸을 때 종종 사투리로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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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 2025
새 해 첫 책, 가비얍게
새 해가 되면 새롭게 잘 살아보고자 사람들이 하는 결심중에 책읽기도 들어가지 않을까. 내 경우, 특별히 독서가도 못되지만 시간이 허락되는대로 아니 그것보다 조금은 악착을 부려 읽으려는 그런 정도다. 지난 연말, 읽던 책을 새 해까지 끌고가긴 싫어 후다닥 읽어치우려고 애썼다. 그러니 새 해를 함께 시작할 새 책이 필요했다. 전자도서관을 뒤지다 우연히 눈에 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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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4. 2025
여행은 미완성
아주 오래 전 '인생은 미완성'(이진관 부름)이란 노래가 유행한적이 있었다. '인생'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안어울리는 어릴 때였지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따라부르곤 했던 노래. 노랫말중엔 사랑은 미완성이란 대목도 나온다. 가을의 끝자락인지 겨울의 첫자락인지 모를 얼마전 다녀온 짧은 여행에도 이름붙일 수 있겠다. 여행은 미완성이라고. 살다보면 문득 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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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2. 2024
늙은 초짜널스의 노래
꾸역꾸역 사는 일에 대하여
요새도 교훈이나 급훈 같은 것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거기에 가장 많이 등장히는 것이 무엇일까. 모르긴 해도 근면, 성실이 아닐까. 그것은 오랜 세월 한국인의 피에 흐르는 핵심 가치가 아닐까 싶다. 아니면 범국가적으로 근면 성실의 기치를 내건 환경에서 자라고 살아와서 몸에 밴 것일까. 아무튼 우리는 지구상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성실 근면의 민족이다. 나또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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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3. 2024
자발적 이방인
섹시한 사회
오래전 읽은 '내 마음이 지옥일 때'(이명수 지음)란 책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어떤 여자가 그랬는데 자기는 남자에게 호감을 갖는 기준이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달렸대. 정의감 그런 때문이 아니고 가진 것 없는 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않는 사람은 속을 믿을 수 있다는 거지. 섹시하기도 하다네. 의전이나 매너 때문이 아니라 타인에게 그런 기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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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2. 2024
늙은 초짜널스의 노래
사람은 다 '때'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때'가 있다. 사는 동안 원하는 것을 얻거나 어떤 기회를 갖게 되는 상황을 일컬어 많이 쓰이는 말이다. 주로 일이 잘 안됐을 때 위로가 되는 말이기도 하다. 한편, 노력은 사람이 하지만 하늘이 정한 '때'에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도 있다. 나는 이 말들에 대체로 동의하는데, 여기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하나 보태게 된 '때'가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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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6. 2024
가을타는 모씨의 애청곡
모씨는 올가을 여태 그래본적 없는 것 같은 가을을 지내고 있다. 갱년기도 지난지 한참인 60대 중반의 나이에 말이다. 그냥 어쩐지 위축된 것 같은 기분에 울적하기도 하고 그러다가는 내가 왜이러지 하면서 벌컥 하다가 또 이내 울컥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는 회사내에서 직원들 사이에 '단무지'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는 걸 잘 아는터였다. 그 자신도 단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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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4. 2024
늙은 초짜널스의 노래
장기말은 묵묵히 장기판을 지킨다
자연에는 음지와 양지가 있다. 양지는 일단 긍정적인 것으로, 음지는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보기에도 그렇지 않나. 양지는 화사하고 따사로운 반면 음지는 축축하고 음습하고 칙칙하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도 양지와 음지는 존재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 또는 조직이나 장소가 있다면 그것을 존재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사람이나 조직, 장소들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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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1. 2024
자발적 이방인
웬 먹는 타령이 그리도 많은가
내가 반복적으로 궁금해 하는 일이면서도 언제나 답을 알 수 없는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먹을게 귀한 시절에 먹는 타령이 많을까 그렇지 않은 때에 그럴까 하는 것이다. 먹는 일은 예로부터 가장 중요한 일이어왔다. 지난 19세기, 배고픈 민중에게 호응을 얻었던 교주 최시형의 명제 '밥은 하늘이다'는 말은 간결하게 삶의 진실이 아닐까. '먹고 죽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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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7. 2024
자발적 이방인
오 마이 '퍼스티지'(?) 코리아
한 아파트 시행사의 광고로 시끄러웠던게 작년 여름의 일이었다. 결국 시행사는 사과문을 내고 광고를 내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는 그때 왜들 그러지? 싶었다. 그 전에도 '대한민국 1%만 사는 곳' 이라든가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준다', '잘 지내냐고 묻는 옛 친구에게 내 차를 보여줬다...' 따위의 광고도 보아온 터라. 여기에 발상이 다른 데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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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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