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전쟁말들

by 대륙의 변방

아주 오래전 학교다닐 적 한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이 난다. 인간이 이성적인 동물이라는데 그렇지 않은 증거가 바로 전쟁이라고. 전쟁의 역사는 그냥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지 않을까 싶다. 무기가 점점 강력해지고 더욱 위험해지기에 현대의 전쟁은 더욱 공포스럽고 위험해진 상황에서도 진행중인 전쟁이 있고 그 영향은 해당 지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류 역사상 전쟁이 없었던 때는 없었다지만 전쟁은 매우 특수한 상황으로 일생 누구나 겪게 마련인 일들은 아닌 비극적인 사건이다. 그런데 일상에서 너무나 태연하고 평화롭게(?) 사용되곤 한다. 들을 때마다 껄끄러운데 요즘 날마다 전쟁 소식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때에 더욱 그렇다.


직격탄

주로 기사들에 보면 말의 직격탄이 참 많이 날라다닌다. "초저출산은 노동력에 직격탄을 날렸다."라는 식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빗대 많이 사용한다. 누가 누구를 비판할 때도 많이 볼 수 있다.


사령관

주로 스포츠 팀의 감독을 이렇게 많이 부른다.


출격

역시 스포츠 경기를 시작할 때 많이 사용한다.


출사표

이 뜻은 출병할 때, 그 뜻을 적어서 임금에게 올리던 글이라고 하는데, 요새는 주로 선거에 출마할 때 많이 쓰는 것 같다.


지원사격

선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말이다. 같은 당의 후보를 응원하고 도와줄 때 쓰더라.


불발

제발 없어졌으면 하는 표현인데, 주로 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는데 상을 받지 못하면 이 말을 쓴다. 수많은 영화가 있는 중에 그 영화가 수상의 대상이 안되었을 뿐 아닌가. 상을 받든 안받든 하나의 고유의 작품인 것은 다를 바 없는데 그렇게 표현하는 것을 쉽게 본다. 이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당사자들은 참 맥빠지는 말일 것 같다. 마치 상을 받지 않으면 작품성이 없는 것처럼.


우리가 원하는 바대로 흘러가지 않고 역경이 지뢰처럼 숨겨져 있다가 우리를 힘들게 하는게 우리네 인생이라면, 삶이 곧 전쟁인데 전쟁말을 쓰는게 안될 이유가 뭐냐한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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