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바이브 코딩 한 번 해보다

AI 시대, 나의 개발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by mingdu

몇 달 전, 우연히 개발서적을 보다가 ‘바이브 코딩’에 대해 알게 되었다.
"바이브 코딩은 LLM에 프롬프트를 입력해 AI가 코드를 생성하고, 개발자는 생성된 코드를 테스트·수정·가이드하는 AI 기반 프로그래밍 방식"을 뜻한다.

말 그대로 AI에게 자연어로 “난 이런저런 기능이 있는 어플을 만들고 싶어. 디자인은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고, 어떤 언어로 만들고 싶어.”라고 이야기하면, AI가 프로젝트 구조부터 코딩까지 다 해주는 방식이다.

이론은 몇 달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얼마나 잘 구현될지는 미지수였기에 직접 사용해보진 않았다. 그러던 중 잠시 시간이 생겨, ‘그냥 아무 웹사이트나 바이브 코딩으로 한 번 만들어볼까?’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도해 보았다.

처음엔 내가 항상 쓰는 언어들을 알려주고, 아이가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웹사이트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LLM은 가장 흔한 GPT를 사용했고, 초기 셋팅을 위한 대화를 꽤 오래 나눈 뒤 프로젝트 구조를 설계해 주었다.
나는 단 하나의 코딩도 내가 직접 하지 않기로 결심했고, 모든 기능과 UI/UX를 GPT에게 맡겼다.

아주 기초적인 공지사항, 게시판, 예약하기 등의 기능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결국 카카오 로그인 기반 계정 관리와 권한 관리, 관리자 대시보드, 유저 관리 페이지까지 갖춘 사이트로 확장되었다.
처음 프로젝트 이야기를 나눈 시간까지 포함해도 고작 5~6시간 정도. 그것도 일을 하면서 병행했으니 실제로는 더 적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개발자인 나에게도 매우 신기하고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이 과정을 겪고 나니 ‘다른 도전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첫 번째 웹사이트는 내가 10년 넘게 사용해 온 언어를 기반으로 만들었으니, 아무리 바이브 코딩이라도 상대적으로 쉽게 개발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는 언어로 새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았다. 언어 추천부터 개발툴 셋팅, 프로젝트 설계까지 모두 GPT에게 맡겼는데, 이 과정 또한 너무나 수월해서 ‘이게 정말 이렇게 쉬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번 사이트에는 내 작품들을 하나의 공간에 모아둘 수 있는 기능들을 만들기로 했다. 그중 하나로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글들을 RSS로 읽어와, 내가 만든 페이지에서 리스트 형식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구현했다.
새로운 언어로 이 한 페이지를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2시간이었다.



놀라움이 오래도록 가셨다.
그리고 멍하게 생각이 이어졌다.
내가 세상을 따라가려고 애쓰는 시간 동안, 세상은 이미 훨씬 더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더 깊이 깨닫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 변화 앞에서 좌절하거나 멈출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그 안에서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들었던 한 세미나의 말도 떠올랐다.
앞으로 개발자는 ‘코더’보다 ‘디렉터’에 가까운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아직은 직접 코딩하는 개발자의 시대지만, 미래에는 코딩은 AI에게 맡기고 그 AI를 올바르게 디렉팅 할 수 있는 개발자만 살아남을지도 모른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나 또한 도약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고.
AI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도 나만의 방향성을 잃지 않는, 그런 개발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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