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 업무로 인해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
앞선 글들에서도 많이 이야기했듯이, 나는 예민하고 눈치도 많이 보며 주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아야 더 잘 해내는 성향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내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기한을 넘겨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서로 불편한 말을 하지 않으려고 애써왔다.
누군가에겐 ‘바보 같다’고 보일 수 있는 성향일지라도, 그렇게 해야 내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예전보다 조금 덜해졌을지라도, 나는 여전히 비슷한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던 삶에, 최근 균열을 만드는 일들이 생겨났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프로젝트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여러 이슈들이 터졌고, 그와 동시에 많은 일들이 갑작스럽게 쏟아졌다.
불과 며칠 전, “급하다”는 이유로 메신저는 물론 내 자리까지 여러 번 오가며 요청받았던 일이 있었다.
그 일이 사실은 내 역할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야근까지 하며 내 시간을 들여 일을 마무리했고, 내용을 전달한 뒤 미뤄두었던 볼일을 보러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때였다.
그렇게 급하다고 했던 사람들은 모두 퇴근하고, 사무실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아마 최근 들어, 아니 내가 사회생활을 하며 보냈던 시간들 중에서 그 순간은 가장 어이없고 허탈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내가 최선을 다해 이루려고 했던 일들,
내가 희생하면서까지 해내려고 했던 일들이
그들에게는 그저 별것 아닌 일이었을까.
그렇게 느껴지는 순간, 나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한 번 깨달았다.
내 성향대로 살아왔던 이 방식이, 누군가에게는 나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틈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요즘 나는, 내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일지라도
불합리한 상황에는 나서서 이야기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변이 나를 따라주기를 바라는 쪽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지켜야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고민하고 걱정하는 나 자신이 불편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시도해보려고 한다.
적어도 내가 지쳐 쓰러지지 않기를,
내가 나 자신을 응원하고 싶기 때문에.
지금 이 길이, 내가 나를 응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