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섯 살쯤 되었을 무렵, 키자니아라는 직업체험형 놀이공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러 직업을 직접 경험해 보며 세상에는 참 다양한 일이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후기를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주말에 도전하기엔 뭔가 엄청난 각오가 필요해 보였다. 주말 오전에 체험 많이 하는 방법, 체험 순서 꿀팁, 발권 요령, 타임티켓 끊는 법까지…. 무수히 많은 리뷰를 읽고 난 나는 오히려 겁이 나서 차마 도전하지 못했다.
그러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위해, 이번에는 정말로 다시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맞벌이인 우리는 결국 주말에 갈 수밖에 없었기에, 이번엔 함께할 동료부터 찾았다. 아이가 네 살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중 가고 싶어 하는 친구들과 날짜를 맞추고, 미리 예매를 하며 차근차근 준비를 시작했다.
이미 예매도 마쳤고 소모임까지 구성된 상태라, 이번엔 더 이상 뒷걸음질 칠 수 없었다. 키자니아 공부를 어느 정도 끝냈을 즈음, 그 일정은 어느새 바로 내일로 다가와 있었다.
당일에는 일찍 도착해 대기표를 끊고, 김밥으로 간단히 배를 채운 뒤 발권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여자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는 승무원 체험을 시작으로, 동물병원 의사, 기자, 마약감시반, 채소과일연구소, AI 비밀본부, 유제품연구소, 야구선수까지.
무려 여덟 개의 직업 체험을 함께, 또 각자의 방식으로 무사히 해냈다.
토요일 오전, 장장 다섯 시간의 체험. 아이들은 대만족이었고, 부모들은 대성공이었다. 특히 나에게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민만 하던 그곳을, 누군가에겐 별것 아닐 수도 있는 그곳을 드디어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뻤다.
그리고 한 번 다녀와 보니,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었고 다음에는 시간만 된다면 충분히 다시 올 수 있는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역시 모든 경험은 처음이 가장 어렵다. 그 이후로는 의외로 별것 아닌 일들이 많다. 하지만 그 ‘처음’조차도,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가 없었다면 아마 도전해 보지 않았을 일일 것이다.
육아는 오늘도 나에게 새로운 경험과 값진 생각을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