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챌린지가 만들어준 기록하는 독서

by mingdu

독서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는 건 초등학교 때부터 해리포터를 옆에 쌓아두고 두세 번씩 읽었고, 만화책도 좋아해서 겨울이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귤을 까먹으며 데스노트를 읽었다는 것이다.


대학생 때는 책이 너무 좋아서 학교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어떤 책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빌려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을 거의 다 읽었고, 조정래 작가님의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전집은 밤에 잠도 자지 않은 채 읽어 내려갔다.


그러던 내가 취업을 하고 사회에 나서면서부터 독서와 점점 거리를 두게 되었다.
핑곗거리는 차고 넘쳤다. 야근과 철야, 끊임없이 이어지는 개발 공부. 그 외의 시간에는 지인들과 만나야 했고, 남는 시간엔 오직 잠으로 이어지는 휴식만이 필요했다. 거기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는 더더욱 책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조금이나마 ‘나의 시간’이라는 것이 생겼다고 느껴질 무렵, 예전의 취미를 다시 찾고 싶어졌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독서는, 왜 내가 이 행위를 좋아했는지를 단 한 권의 책만으로도 충분히 깨닫게 해 주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제는 예전처럼 진득하게 앉아 몇 시간이고 한 권의 책에 빠져 읽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대신 시간이 날 때마다 10분, 20분씩 출퇴근길에, 운동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자기 전에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의 독서량은 목표였던 52권에는 한참 못 미치는 약 35권 정도였다.



그런 찰나에 새해를 맞아 브런치에서 독서챌린지 이벤트를 열었고, 나는 단 하나의 고민도 없이 신청했다. 운 좋게 만 명 안에 들어 참여할 수 있었다. 사실 별다른 건 없었다. 평소처럼 독서하고, 기록하고, 인증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도 마음가짐은 분명히 달랐다.
더 많이 읽고 싶었고, 더 많이 기록하고 싶었다. 비록 e-book으로 읽은 책들은 사진 인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읽지 않은 것이 아니니 그 또한 기록하고 싶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8권의 책을 기록했고, 그중 6권을 완독 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읽은 35권과 비교하면 꽤 큰 결실이었다. 그리고 내심 뿌듯했다.


어쩌면 이 독서는 온전히 나 혼자만의 의지로 평소처럼 이어온 독서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독서하는 과정을 기록한다는 것만으로도, 더 즐겁고 행복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충분히 좋은 결실 아닐까.


1월에 독서챌린지를 진행한 작가들은 2월에도 라이브 독서를 이어갈 수 있다고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부족했던 부분들이 보완된 버전의 독서챌린지가 계속 이어져서 나처럼 더 많은 작가님들이 즐겁고 행복한 독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