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속에서 걷고 또 걸었던 하루
홍콩에서의 이틀을 마치고, 아침 조식을 먹은 뒤 마카오로 향했다.
페리 선착장에는 여유롭게 도착했는데, 운 좋게도 예매 시간보다 1시간이나 빠른 배에 탑승할 수 있었다.
한 시간 남짓 바다를 달려 도착한 마카오.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해 이른 체크인을 마쳤다.
이번 숙소는 ‘광장이 예쁜 곳’이라는 이유 하나로 선택했는데, 도착하자마자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흐린 날씨였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고, 덕분에 한적한 광장에서 사진을 여유롭게 남길 수 있었다.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아 점심은 가볍게 브런치로 해결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카페에서 먹은 한 끼는 가격만큼이나 분위기도, 맛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호텔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여유로움.
홍콩에서 부지런히 걸어 다녔던 시간과는 다르게, 마카오에서는 조금은 느긋하게 쉬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잠시 쉬다가 저녁에는 오픈탑 버스 투어를 하러 나섰다.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씨에 우산과 우비, 두꺼운 외투까지 단단히 준비하고 나갔는데, 일찍 도착한 덕분에 꽤 괜찮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버스가 출발하고 밤이 되자 공기가 한층 차가워졌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다가온 건 마카오의 야경이었다.
아이도 연신 “우와”를 외칠 만큼 화려하고 눈부신 풍경.
웅장한 호텔들과 조명들은 이곳이 마카오인지, 유럽의 어느 도시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특히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 앞에서는 아이의 눈이 가장 반짝였다.
약 50분간 이어진 버스 투어 도중, 결국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우비를 씌워주고 함께 야경을 바라보았다.
투어의 마지막은 윈팰리스의 분수쇼였다.
버스가 분수 앞에 잠시 멈춰 가장 좋은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두가 집중해 그 장면을 눈에 담았다.
투어를 마친 뒤에는 베네시안 호텔로 이동했다.
실내 운하를 따라 천천히 걷고, 에그타르트를 하나 사 먹으며 또 다른 마카오의 분위기를 느꼈다.
늦은 저녁은 북방관에서 해결했다.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곳답게 한국어 메뉴도 준비되어 있었고, 마파두부와 가지 튀김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며 남편과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도 꽤 좋았다.
호텔로 돌아와 보니,
‘오늘은 좀 쉬엄쉬엄 다니자’ 던 다짐이 무색하게 홍콩에서보다 더 많이 걸어버린 하루였다.
다리는 분명히 피곤했지만,
그만큼 눈은 충분히 호강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