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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Nov 04. 2020

TGIF 가자!

나만의 셀프케어 시스템

“오늘 일 많아? 이따 TGIF 가자!”

“그래, 5시 좀 전에 보아!”


구글의 금요일 오후는 달콤하다. 맛있는 음식과 음료, 맥주 등을 카페테리아에 차려 놓고, 자유롭게 먹는 TGIF 문화 때문이다. 나의 경우, 미팅이 겹치거나 아주 바쁜 일이 아니면 꼭 참석했는데, 그만큼 이 시간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일주일을 열심히 일한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인 것 같아 꼭 즐기고 싶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나 다른 팀 친한 동료와 이것 저것 이야기하며 즐기는 금요일 오후의 여유는 참 달콤했다. 


가끔 가벼운 캐주얼 미팅의 자리가 되기도 했는데, 싱가포르에서 출장 온 세일즈 팀 직원과 TGIF를 함께 즐기며, 각자 하는 일을 나누고, 싱가포르와 한국의 일 문화에 대해 나눈 적이 있다. 광고 팀 직원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지금 팔로우업 하는 고객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도 있다. 일이지만, 일한 것 같지는 않은, 풍요와 여유가 함께 하는 그 시간이 나는 참 좋았다. 



나는 나 자신에게도 이런 선물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리듬이 있다. 달릴 때가 있고, 또 쉬어야 할 때가 있다. 잘 쉬는 것이 디딤돌이 되어 잘 달릴 수 있다. 그러므로 나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아 잘 쉬어야 한다. 


나에게는 사우나와 곰탕 한 그릇이, 내가 찾은 가장 잘 쉬는 방법이었다. 주말 늦은 오후, 가장 편안한 차림으로 집을 나서서, 여유롭게 사우나를 하고, 바로 그 앞의 곰탕 집에서 곰탕 한 그릇을 먹으면, 나에게는 그곳이 천국이었다. 긴장됐던 온 몸의 근육이 이완되며, 다시 말랑말랑 해지는 느낌. 얼었던 마음이 녹아 다시 몽글몽글 따뜻해지는 느낌. 그 느낌을 찾으면, 다시 일주일을 달릴 힘이 불끈 솟았다. 거기에 잠깐 산책을 하고, 따뜻한 커피와 함께 일주일 동안 썼던 감사일기를 다시 읽으면, 일주일을 맞이할 완벽한 루틴은 마무리됐다. 


일이 많아 번아웃이 될 것을 대비해, 미리 한 두 달에 1번 휴가를 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때는 범위를 더 넓혀 지난 6개월, 혹은 지난 1~2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뒤를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것이다. 




나를 잘 안다는 것은 나만의 셀프 케어 시스템을 잘 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가진 시간을 활용하여 나를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법을 잘 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산책, 일기, 명상, 운동, 사우나 등 나를 최고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 딱딱하게 굳은 내 마음의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가능하다.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을 모아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어 놓아도 좋고, 나에게 영감을 주는 유튜브 채널들을 모아두어도 좋다. 이것이야 말로 다른 사람들은 절대 해줄 수 없는, 반드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현명하고 지혜롭게, 꿈이라는 긴 마라톤을 잘 뛰기 위해서, 나를 잘 관찰해보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지 나를 잘 바라보자. 나의 감정을 잘 관찰해보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만의 셀프 케어 시스템이 있다면 쉽게 이겨낼 수 있다. 감정은 쉽게 무너지지만, 나만의 시스템과 루틴은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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