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미국의 서부를 보여줄게 1탄

상냥한 뉴욕꼬질이의 꽤 주관적인 미서부 여행기 : 시애틀 첫날

by 뉴욕꼬질이들

인트로.


회색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로 한 손에는 커피 다른 한 손에는 베이글을 들고 급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앞사람이 천천히 걸으면 세상에서 가장 답답한 한숨을 푹 내쉬며 추월하기 바쁘고,

성격이 느긋한 사람은 게으르고 쓸모없는 사람처럼 대하며,

앞에서는 환하게 웃지만 뒤돌아서기도 전에 정색을 하는 뉴요커들이,

지겨워졌어.



서부 사람들은 게으르대.

너무 날씨의 변화가 없어서 그런지 지루하게 산다더라.

엘에이에서 온 사람들은 조심해야 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햄버거 하나만 먹어도 50불이 나온다더라.

뉴올리언스는 태풍이 불어서 망가진 도시지? 흑인이 많아서 위험할 거야.



내가 뉴욕에 살면서 미국 서부나 남부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혹은 내가 나 자신에게 되뇌던 말들이었어.


드넓은 미국 땅에서 7개 도시를 온갖 교통수단을 타고 다녀야 하는 장기간의 여행을 함부로 가긴 어려웠지.

근데 마침 회사를 때려치웠지 뭐야? (그때의 쾌감이란)

마침 시간이 맞는 뉴욕에 함께 살던 꼬질이와 서부(+남부 뉴올리언스) 여행을 떠나기로 했어.

장장 21일의 여행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종종 역경과 고난이 닥쳐서 슬프고 힘들기도 했지만, 난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 더 많았어. 그리고 다른 여행들처럼 돌아보면 추억이 되더라.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이 좋은 경험을 가상의 내 친한 친구, 너와 함께 나누고 싶어.

주관적인 경험이니까 너와는 다를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네가 여행을 좋아해서 이 글을 클릭했다면 한 번쯤 구미가 확~ 땡기는 여행일 거란 점이야.


그럼 우리의 처음 도착지인 시애틀부터 시작해볼게.



시애틀의 잠 잘 이루는 첫 날밤.



뉴욕에서 시애틀로 날아가는 하늘이야. 4월인데 산이 저렇다는 게 믿어져?

미국 땅덩어리가 얼마나 넓고 지형이 얼마나 다양한지 보여주는 것 같아.



교통.


시애틀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우버를 타고 호스텔에 도착했어.

서부는 우버나 리프트(우리나라로 따지면 카카오 택시 같은 택시 앱)를 타는 비용이 뉴욕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짐이 많았던 우리는 우버를 요긴하게 이용했어.

여행의 대부분은 덕분에 아주 편했지만, 그로 인해 엄청난 역경을 겪었지. (아련)

시애틀 여행의 후반부에 자세히 말해줄게.



숙소.


뉴욕에서 시애틀까지 6시간을 날아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어.

이번 여행에 우리가 많이 예약했던 숙소는 '하이 호스텔'인데, 말이 호스텔이지 호텔처럼 2명이서 묵을 수 있는 방을 아무리 비싸도 150불, 싸면 30불 정도에 예약할 수 있어서 엄청 좋았어.


https://www.hostelworld.com/

호스텔월드 닷컴에서는 내가 여행하는 지역에 하이 호스텔이 있는지 찾아볼 수 있고, 예약도 할 수 있어.


우린 대부분 호스텔을 이용했지만 라스베가스처럼 호스텔을 찾을 수 없는 곳은 부킹닷컴을 이용해서 호텔을 잡았어.

https://www.booking.com/


부킹닷컴은 내가 원하는 호텔을 순서대로 보여주는 필터 기능이 있는데, 나는

가장 저렴하면서도

별점이 높고,

*위치가 시내에서 가까운지*(이 앱이 좋은 이유야.)


이 세 가지를 위주로 고려해서 숙소를 잡았어.


아무튼 시애틀의 하이 호스텔은 시내와 멀고 후미진 곳에 있어서 위험하다길래(!) 중심지와 더 가깝고 평이 좋은 시티 호스텔에 묵기로 했어.



호스텔에 도착한 우린 2층으로 올라갔고,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캐리어를 들고 올라가야 했어.

여기서 잠깐, 서부여행을 오래 떠난다면 기억할 점 한 가지!


부디 미니멀리스트가 되자.


난 쓸데없이 한 번도 입지 않을 옷과 기타 다양한 것들을 도라에몽 주머니처럼 챙겨가서 캐리어를 끌고 들고 나르는 게 고역이었어.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자동문과 엘리베이터가 흔하지 않단다.



약간은 심오한 벽화(?)가 그려진 호스텔이어서 조금은 당황했지만 둘이 자기에 아늑하고 괜찮았어.

직원은 카드키 쓰는 법을 잘 알려줬고 들어오고 나갈 때 꼭 직원에게 내 방 번호가 보이도록 카드키를 보여달라 했지. 이건 거의 모든 호스텔이 요구하는 사항이었는데, 들어오는 사람 관리가 잘 되는 것 같아서 안전한 기분이 들었어.


화장실이 군데군데 숨어있어서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화장실 문은 초록색이라고 직원이 말해줬는데 난 잊어버리고 그냥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화장실이다 싶으면 들어가곤 했어. 우리가 여행을 떠난 건 4월이라 투숙객이 많이 없어서 화장실이나 샤워실이 북적이는 사태는 없었지만, 아마 휴가기간이나 방학 중에는 화장실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


샤워실은 1인이 이용하는 형태이고, 내가 묵은 미국의 모~든 호스텔이 그랬다. 절대 자신의 몸을 다른 사람의 눈과 공유하지 않지. 공용 목욕탕과 공용 샤워실이 익숙한 우리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어.


6시간의 비행 끝에 캐리어를 2층까지 질질 끌고 올라가서 침대에 널브러진 우리는 너무나 배가 고팠다.

조금 더 널브러져 있다가 처음으로 미국 서부에서 저녁식사를 할 음식점을 찾아보기로 했어.


밥집. (맛집이라고 하기엔 사람에 따라 맛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니까 그냥 밥집이라고 해둘게.)


알고보니 채식주의자 식당이었어. 다른 건 그냥 그랬는데 저 칩이 너무 맛있어서 우린 저 칩만을 집중공략 했다.


음식점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구글맵에서 검색해보고 평이 좋은 곳으로 골랐어.

우린 대부분 구글맵에서 restaurant near me라고 검색한 뒤에 평이 좋은 음식점을 가곤 했어.

둘 다 맛집을 미리 찾아보기에는 피곤했거든.(...)



아웃트로.


숙소에 돌아온 우리는 배불리 먹고 기분이 좋아져서 호스텔에서 배 두들기며 잠이 들었다.

전반적인 시애틀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어.

깨끗한 바둑판같은 거리를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바다가 눈에 들어오는 파란 도시, 시애틀에서 보내는 아주 잠 잘 이루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