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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꼬질이들 Oct 03. 2019

한국인이 본 뉴요커가 좋아하는 & 싫어하는 사람 유형

 미국인이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는 미국의 학교와 직장을 다니면서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군인이셨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어릴 적부터 전학을 많이 다닌 탓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빠르다고 자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다른 나라에서 전혀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미국에 가자마자 보스턴에 있는 고모할머니의 댁에서 며칠을 묵었다. 눈이 파란 미국인 고모 할아버지가 내가 다닐 학교가 있는 뉴욕으로 데려다주시던 중 차에서 내게 한 마디 조언을 해 주셨다.


"우선 남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조용히 잘 관찰해 봐.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함께. 그리고 본받을 점이 있으면 따라 해 보렴."


전학을 다니던 학생 시절을 돌이켜보니 새로운 학교 교실에 앉은 첫째 날부터 전 교실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피고, 나와 잘 맞을 만한 친구를 속으로 열심히 찾던 기억이 난다.


할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나는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뉴욕의 학교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약 4년 간의 빅데이터를 모아 이곳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지극히 #뇌피셜입니다!)


뉴요커가 좋아하는 사람 유형 여섯 가지


첫 번째.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

미국은 심지어 대통령을 뽑을 때도 재미있는 사람인지를 본다. 현재 미국의 대통령도 평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마구 하면서 사람들을 웃기곤 하지만, 무엇인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전 대통령들 또한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적당히 유머감각을 섞은 연설을 통해 대중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 미국인들은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여유롭게 농담을 던지는 사람에게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평소에는 얼굴에 웃음을 띄고 이야기를 하다가도, 심각한 상황에서는 얼굴에 웃음기를 싹 빼고 말하는 직장 상사를 상상하면 된다.


두 번째. 행동이 빠릿빠릿 한 사람(일 잘하는 사람)

뉴요커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천천히 걷는 사람'이라는 루머가 있을 정도로 그들은 행동이 빠른 사람들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의 '빨리빨리'와 비슷하다. 그들은 재빠른 상황 판단과 발 빠른 대처능력을 갖고 멀티 태스킹을 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을 잘한다고 정평이 난 이유 중 하나다. 이는 특히 인턴십을 할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인턴십의 경우 계약에 따라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기간이 길지 않다. 그러므로 직장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고 빠릿빠릿하게 행동해 상사의 눈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 때때로 내 눈에 그들은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일 잘하는 동양인들을 동경하면서도 조금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세 번째. 동식물을 사랑하는 사람

뉴욕에는 사람보다 개가 많다고 할 정도로 반려견을 많이 키운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산책을 나오거나 강아지와 함께 조깅을 하는 오너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베지테리언(vegeterian, 채식을 위주로 먹지만 유제품이나 생선류 등을 약간 허용하는 채식주의자)과 비건(vegan, 완전한 채식주의자)도 많다.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때 샐러드가 아닌 메뉴를 먹는 친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100년이 넘은 건물도 함부로 허물지 못하게 하는 뉴요커답게, 자연과 공생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듯 해 보인다. 특히나 패션계는 고기를 먹는 사람이 희귀하다.(자연을 사랑해서인지 다이어트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후자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을 보면 차라리 고기를 먹더라도 일회용품을 줄이는 게 환경보호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네 번째. 개성 있는 사람

뉴욕은 파리와 밀라노를 잇는 3대 패션의 도시다. LGBTQ(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와 같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 매우 관대하며, 정치적인 성향도 진보가 우세한 편이다. (대체로 동부는 보수적이고 서부는 진보적이지만 뉴욕은 예외인 신기한 도시다.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일 수 있다.) 아무래도 패션이나 예술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배경이 이러하다 보니 자기만의 개성이 특출 난 사람이 유난히 사랑을 받는다. 다양성과 자신만의 정체성이 조금 더 인정받는 곳이라고나 할까. 이는 뉴욕의 큰 매력이기도 하다. 반면 인종이나 성적인 면에서 차별하는 발언을 한다면, 사건이 발생한 즉시 고소를 당하거나 크게 사회적인 뭇매를 맞게 될 수 있다. 현재 세계에서 2위로 구독자가 많은 유명 게임 유튜버 '퓨디파이(Pewdiepie)'도 게임을 하던 중에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무심코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를 썼다가 채널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80% 이상이 여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초 도시이다 보니 여성을 폄하하거나 남성우월주의식 발언 또한 금물이다.


다섯 번째.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영역을 존중하는 사람

미국인은 개인적인 영역(personal space)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혼, 육아, 연애 등의 개인적인 주제는 당사자가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이상 묻지 않는 것이 공공연한 예의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에서 친구를 사귈 때 많이 실수하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하다.) 신체적인 거리 또한 중요한데, 남의 몸을 허락없이 터치한다거나, 다른 부모의 아이, 혹은 다른 사람의 반려견을 만질 때도 소유자의 허락이 필요하다. 심지어 상대가 자신의 자녀와 눈을 마주치거나 웃는 것조차 불안해하는 부모도 있는데, 미국은 납치사건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아이들이 학교에 갈 때나 방과 후에 부모님이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지 않는 것은 미국에서 불법이다.


여섯 번째. 공공 예절을 잘 지키는 사람

-재채기할 때 입을 팔로 가리기(손이 아니다)

-음료를 마실 때 빨대로 조금 남은 음료를 쪽쪽 빠는 소리 내지 않기(정말 싫어한다!)

-지하철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모두 내리고 난 후에 타기(가운데를 비워 내리기 쉽도록 옆으로 살짝 비켜줘야 한다.)

-다음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기(뉴요커는 안 하는 사람도 많지만 대부분의 미국인은 생활화되어 있다)

-대중교통에서 음식물 먹지 않기(역사 내의 위생을 보면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긴 한다.)

-다른 사람을 밀거나 당기는 등의 터치를 절대 하지 않기(잘못하면 성추행범으로 신고당할 수 있다.)

-식사를 할 때, 음식물이 입 안에 있을 때에는 말을 하거나 시키지 않기(입 안에 음식물이 없을 때 말하는 것이 예의다)

기타 등등의 사항은 미국인 혹은 뉴요커들에게는 '당연히' 지켜져야 할 예의이자 문화이다. 그들은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무례'하다고 표현한다. 우리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그들에게은 이런 것들을 어려서부터 엄격하게 교육받는 경우가 많다.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고, 내가 피해를 받아서는 더더욱 안된다'는 개인주의가 밑바탕에 깔려있는 문화라서가 아닐까 싶다.



싫어하는 사람의 유형은 좋아하는 경우와 반대되어 겹치는 부분이 많기에, 간단히 언급만 하도록 하겠다.



뉴요커가 싫어하는 사람 유형 다섯 가지


첫 번째. 인종이나 성적인 면에서 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


두 번째.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영역을 침해하는 사람


세 번째. 말로만 일하는 사람


네 번째. 공중 매너가 없는 사람


다섯 번째. 느리게 걷는 사람


써놓고 보니 뉴요커가 아니라 미국인이거나, 혹은 전 세계인의 선호도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섯 번째 빼고^^;;)


나는 이들을 배우는 긴 과정에서 남들에게 미움을 받기도,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 와중에 느낀 점은 뉴욕은 사랑받기가 꽤나 어려운 도시라는 점이다. 아무리 우리는 하나 세계는 지구촌이라 외칠지라도, 어려서부터 자라온 문화와 눈으로 보이는 외모의 차이는 서로가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장벽을 만들어낸다.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기란 같은 언어와 같은 생김새를 한 사람들끼리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잘 관찰하고 내가 나 자신에게 떳떳하게 지낸다면, 분명 뉴욕에도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이건 #거의오피셜이다.)








의외로 뉴욕에 많은 사람도 있다.

뒤에서 남 욕하는 사람

남의 성공을 시기 질투하는 사람


이건 만국 공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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