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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꼬질이들 Nov 07. 2019

MIT 졸업생이 쿠키 감옥을 만든 사연

이 세상 모든 의지박약인들을 위한 발명품


미니멀 라이프에 한창 관심을 갖고 있던 중, 유튜브의 추천으로 떠 있는 영상을 하나 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VpoJc4cq0nA


스물한 살 밖에 안 된 사람인데 어떻게 자신의 생각과 주관이 확고한지 놀랍다.


영상에서 그 남자는 자신의 집에 있는 모든 가구들을 보여줬는데, 그만큼 그의 집은 단촐하다.

그는 좋은 수면을 중시해 침대는 좋은 걸 써야 한다고 말하고, 책상과 컴퓨터, 그리고 커피포트는 없지만 갈아놓은 커피 원두를 그대로 물에 타 먹는다(?!)며 커피를 마신다. 


미니멀리즘을 한없이 낮추어 표현하자면 말 그대로  '거지같이 사는 삶'이다.


오래전 정말 가진 게 없던 시절 살던 사람들은 지금의 미니멀리즘을 어떻게 바라볼까 궁금하다.

예전에는 자본주의가 그러하듯 '더 가져야만 행복했던 삶'이 인기였다면, 그 부작용이 심각해진 요즈음은 '버리는 삶'이 트렌드다. 


감정 중시 풍조도, 미니멀리즘도 사회의 변화와 그 사회에 속한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참 재미있고 흥미롭다.


아무튼 그 청년은 나처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가진 게 없는 삶을 택한 이유를 조근조근 털어놓는다. 대부분의 이유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이다.


미니멀리즘을 시작하게 된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돈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돈을 아끼기 위해 미니멀리즘을 시작한다. 하지만 처음 시작했던 의도와는 달리 '가지지 않음으로써 얻어지는 무한한 자유와 행복'을 얻어걸리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206만 명의 구독자를 만든 '뱀을 키우며 벤에서 사는 미니멀리스트, 제넬 엘리아나'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집과 직장을 오가며 잠만 자는 숙소의 렌트비를 내는 것이 아까워 벤을 택했다. 작은 차에서 생존하고 생활하기 위해 최소한의 물건만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모든 영상에서 스타일리시하다.) 


큰 명성을 얻은 그녀는 직장을 그만두었고, 처음 그녀가 상상한 일들보다 큰 목표를 향해가고 있다. 더 튼튼한 벤을 개조하고, 미국 전역을 여행한 후, 알래스카에서 아르헨티나까지 그녀가 손수 개조한 벤으로 여행을 하는 'Dream Board(꿈 게시판, 버킷리스트)'는 그녀의 벤 한 켠에 걸려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G8QnjT57UY


작은 동기에서 시작해 생각지 못한 큰 일을 하고, 남들과는 조금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그들을 보니 마음이 벅차오른다. 


잘생긴 청년이 영상에서 소개한 Locking Cookie Jar는 미국의 초대형 쇼핑몰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제품인지 궁금해서 나도 조사를 해봤다. 


본인이 쿠키를 너무 많이 먹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오른쪽 사람인가 싶다... 편견일지도 모른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세계적인 공대 MIT를 나온 졸업생 두 명이 개발한 아이템이라고 한다. 


일명 '욕구 감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제품은, 쿠키, 담배, 술, 마약, 핸드폰 등 우리를 유혹하는 생활 속의 모든 요소를 가둬버릴 수 있다.


한 번 시간을 맞추고 동작을 시작하고 나면 열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비상용 키도 들어있지 않고, 영화에 나오듯 시한폭탄을 해체하는 작업은 MIT 정도는 나와줘야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주체할 수 없는 욕구를 자발적 강제(?)로 제어해주는 발명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결국 열 수 있는 방법은 박스를 깨트리는 것인데, 함부로 깰 수 없게 하기 위함인지 가격을 70불로 책정해버렸다.


만약 당신이 참지 못하고 상자를 깨트려버린다면, 자신이 욕구를 억제하기 위해 투자한 70불과 더불어 본인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주체가 안 되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나는 유난히 핸드폰을 오래 쥐고 있는 날이 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핸드폰만 보다가 하루가 다 가던 날도 있다. 


영상 속 남자는 2시간 정도를 세팅해두고 그동안 본인이 할 일들에 집중을 한다고 했다. 

내 핸드폰을 가둬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어제는 아침에 계획한 모든 일을 했다. 


누군가의 작은 동기에서 비롯한 발명품이 다른 사람의 손에서 위대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배달된 상자 속에는 발명한 사람이 직접 적은 듯한 편지도 들어있다.


'단 것을 너무 좋아해서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이 것을 이용한 후 50파운드를 감량하고
담배를 끊고
마약을 줄이고
알코올 의존증을 줄였다고 했습니다.
보람을 느낍니다.
이용해줘서 감사합니다.


인간이란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면서도 스스로를 억제하고 싶어 하는 아이러니한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다른 동물들이 별나다고 한 만한 점인 것 같다.


앞으로도 나의 핸드폰 감옥과 함께 별나게 잘 살아봐야겠다.



해당 제품 리뷰 영상&후기

https://www.youtube.com/watch?v=dcA6mQBvn8I







유학생이나 수험생, 다이어터 및 기타 별난 일반인에게도 신기한 제품이 아닐까 싶어요. 
국제 배송도 빠르고, 배송비도 생각보다 저렴했어요.(약 9불)
연말인데 모두들 원하는 일 마저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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