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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빈 Jul 17. 2024

ㅎ, 이렇게 매력적인 발음일 줄이야

# 'ㅎ'의 강력한 존재감

1. 이중모음이 얼마나 섹시한지

2. 받침 발음, 그렇게 뭉개면 서러워

3. 'ㅎ'의 강력한 존재감




지난 시간까지 간단한 기술로 발음을 산뜻하게 개선하는 두 가지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이중모음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과 받침 발음을 뭉개지 않고 또렷하게 하는 거였죠. 오늘은 'ㅎ' 발음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속성 발음 강의를 마치려 합니다. 그런데 의아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ㅎ'이 특별하게 발음할 게 있나 싶지 않나요. 


맞습니다. 다른 자음들과 다르게 'ㅎ'은 발음할 때 조음 기관들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ㅎ'은 단독으로 발음되지 않아요. 어떤 파트너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는 융통성 있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 'ㄱ'과 만나면 'ㅋ'으로, 'ㄷ'과 만나면 'ㅌ'으로, 'ㅈ'과 만나면 'ㅊ'으로 소리가 납니다. <좋고, 좋던, 좋지>의 발음이 [조코, 조:턴, 조치]로 소리 나는 예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그런데 이 'ㅎ'이 단독으로 빛을 발하는 경우가 있으니 바로 초성 자리에 올 때입니다. <문화>를 입에 긴장을 푼 채 편하게 발음하면 <문아>를 발음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게 되는데요, 이때 이중모음과 함께 'ㅎ'을 또렷하게 살려서 <화>에 힘을 주고 글자 쓰인 그대로 [문화]라고 발음하시면 훨씬 우아하게 들리는 차이를 느끼시나요? 발음 트레이닝을 받은 아나운서 등 전문 방송인들이  'ㅎ'을 발음할 때 어떻게 하는지 주의 깊게 들어보면 차이가 확연히 느껴집니다.


제33회 파리올림픽이 열리는데요, 표현을 발음해 볼게요. <33회>를 입에 긴장을 풀고 발음하면 <33애>와 차이가 없지만 <33>을 발음한 이후에 <회>를 강하고 또렷하게 [회]로 발음하시면 느낌이 다를 겁니다. 비포 애프터를 녹음해서 들어보시는 걸 반드시 해보세요. 여러분의 발음이 사뭇 달라지는 걸 바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영어로 비유하면 'girl', 'world' 발음할 때 'r'뒤에 오는 'l' 발음을 제대로 살리는 마법을 푼 뒤의 성취감과 비슷할 거예요. :)


발음 관련 코칭을 진행할 때 <세종문화회관>을 제대로 발음할 수 있게 되면 하산해도 된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어요. '세'와 '새'의 차이점이 느껴질 만큼의 정확한 입모양, 이중모음, 'ㅎ' 발음만 챙겨도 얼마든지 남다른 한국어 발음 실력을 갖게 됩니다. 


안정된 톤, 정확한 발음, 적절한 속도로 말하는 우리말의 품격을 발표에 적용하면 내용의 품격 또한 높아지면서 전문성이 높아질 거예요. 발표의 순간을 편안하게 도와드리고자 시작한 시리즈가 이제 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또 다른 작은 주제들로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팁과 함께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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