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에서 5년 간의 영업, 그리고 4년 간의 마케팅 경험을 글로 담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용기 내어 시작합니다.
지난 글에서는 헬스케어 기업 내에서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마케팅 목적 및 전략 수립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오늘은 마케팅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현실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비즈니스의 목적 설정 : 무엇을 달성할 것인가? (What)
2. 마케팅 전략 수립 : 어디에 집중하여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Where) 왜 그곳이어야 하는가? (Why)
1) 현 고객들을 유지하며 '사용량을 증대'시킬 것인가?
2) 경쟁 제품과 우리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고객을 '완전한 우리편'으로 만들 것인가?
3) 경쟁 제품만 사용하는 고객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 것인가?
4) 새로운 시장을 창출 해 나 갈 것인가?
3. 마케팅 전략 실행 :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How)
마케팅 전략 실행은 앞의 2번 단계에서(마케팅 전략 수립) 각 시장 별 사이즈와 성장 가능성,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목표치를 분석하여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후 우리가 흔히 아는 'STP' (Segment → Targeting → Positioning) 프레임으로 접근하여 실행을 위한 '4P' (Product, Price, Place, Promotion)로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실행한다. 다만 대부분의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의 경우 본사 R&D를 통해 신제품 출시의 Pipeline 이 결정되는 만큼 Product보다는 Price, Place 및 Promotion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
마케팅 전략 실행 방향성이 '현 고객들을 유지하며 사용량 증대'로 결정되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고객들이 추가 비용을 감당하면서 '왜'사용량을 증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찾아야 한다. 의사나 간호사 등 우리의 고객들이 사용량을 증대시키면서 얻는 효용은 그들의 명성이 아닌 '환자의 안전', '개선되는 의료 업무 환경, 의료의 질' 또는 '더 나은 환자의 삶' 등 헬스케어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와 맥락을 함께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고객들이 '더 자주, 더 많이'사용하는 것의 필요성에 동의를 하고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이 4P를 설정할 수 있다.
1) Price : Strategic Selling Price - 사용량 증대에 장벽을 허물기 위한 가격 할인 (단, 이는 비보험 제품에서만 가능)
2) Place : 협력사(대리점, 유통채널)를 통해 고객 대상 '매 회 사용' 캠페인 전개
3) Promotion :
(1) '매 회 사용'의 필요성이 언급된 국제 가이드라인 발췌 내용을 바탕으로 리플렛 제작
(2) '매 회 사용'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자료 개발 및 세미나 시 발표 진행
(3) '매 회 사용' 후 얻은 실질적 효용에 대한 연구 진행 및 학회 발표
이러한 일련의 전략 실행을 통해 '매회 사용'을 업계 표준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수립된 툴들은 '세일즈'팀의 실행 기동성에 상당히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잘 짜인 프로모션 툴이라고 하더라도 세일즈 팀에서 그 툴이 세일즈 창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없다면 고객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채 묻히기 십상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 '어떻게'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세일즈 팀에게 명확한 가이드를 주지 않는다면 전략이 산으로 가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마케터는 프로모션을 구체화시키는 단계에서 세일즈 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프로모션이 시장 내 고객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일인지, 또는 그들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새로운 니즈를 창출해낼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객 및 세일즈 팀과 소통하며, 프로모션 툴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도록 견고히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렇게 실행된 전략은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목표를 달성해나가고 있는지 추적해나가야 하며 이는 다음과 같은 구매 사이클을 고려해야 한다. 헬스케어 산업 내 세일즈는 일반 소비 패턴과는 다르게 간략히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지며 각 단계 별 소요 시기는 병원 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프로모션 → 제품 디테일링 (제품 설명, 교육) → 평가를 위한 샘플링 및 구매 결정 (1개월) → 가격 협상 및 병원 내 제품 코드 등록 절차(1개월) → 제품 사용
만약 A라는 제품을 매 회 사용할 수 있게끔 전략들을 시행했다면 위의 사이클을 고려하여 다음의 내용들을 모니터링해야 전략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실제 매출 증대와 연결되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1) 실제 고객들의 사용 패턴이 바뀌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인지,
(2) 목표 달성을 위해 최소 몇 개의 병원에서 어느 시기에 제품 평가를 위한 샘플링을 진행해야 하는지,
(3) 실제로 몇 개의 병원에서 샘플링이 이루어졌는지,
(4) 샘플링 이후 구매 성공률 및 매출 결과는 어떠한지
이렇듯 헬스케어 내 마케팅은 뜬 구름 잡기가 아닌 직접적인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며, 이 일련의 여정은 협력과 소통을 바탕으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과 '고객'을 중심에 두는 자세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글에서는 '신제품 출시 전략'을 다룹니다. 국내 대기업과는 다르게 해외에 본사를 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국내에 신제품을 출시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