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작가 비교) 손보미 작가와 김금희 작가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때는
기왕지사 큰 걸음 한 김에
늘 복수의 숫자로 왕창 책들을 들고 온다.
그리고, 그것이 비교 불지옥의 출발점이 된다.
나는 요즘 76년 이후에 출생한 작가들,
특히나, 여성작가들의 작품에 꽂혀서,
그들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그린 세계를 열심히 들여다 본다.
비슷한 시대적 문화적 배경과
비슷한 연령대와 같은 성별은
읽는 이가 비교하기 딱 좋은 생태계를 형성한다.
내 마음속에 무럭무럭 피어나는 비교.
그리고, 그 비교를 가장한 순위매기기로
혼자 작가들을 들었다 놨다 할 때
스스로 민망하고,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였다.
한국사람 비교하기 좋아한다고,
사람 진짜 피곤하게 만든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비판한 사람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최근 나는 인터넷에 쓴 몇 줄 글을 가지고,
날 선 댓글을 받았다.
저리 꼬아서 들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기분에,
망연자실하며, 억울한 것도 잠시,
약자에 대한 혐오 글이 아니라면,
나는 글을 쓸 자유가 있고,
그들은 육두문자가 아니라면,
자신의 의견을 댓글로 달 자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담벼락에 올리는 글 한마디로도
어디서 날라 올지 모르는 돌에 내 뒤통수를 내어 주어야 하고,
부인하고 싶지만, 아픈 진실을 담은 댓글에 혼찌검이 나는데 말이다.
하물며, 무려 작가야,
이 정도 비교는 감수하고도 남음이 그 직업의 도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대놓고 뻔뻔하게 비교하기로 했다
좋은 상을 받았다고 하고,
좋은 출판사에서 편찬되었고,
좋은 작가들의 극찬이 책의 뒷면에 빼곡한 이 작품을 이곳 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 기쁨이란..!
허나, 3주의 대여기간을 연장하고도, 제대로 읽혀지지가 않아서 힘들었다
적어도, 재미있다, 없다의 리뷰를 올리려면, 끝까지 읽어야 양심적이지 않겠나?..라는 믿음으로
버티긴 했다.
그러나, 이 책을 백몇페이지를 읽었을 때, 지루하여, 그냥 간략한 랄프로렌의 일대기 기사를 읽고 싶은 생각이 굴뚝을 타고 넘어, 넘실넘실 연기가 되고 말 것 같아, 나는 그냥 비양심적이기로 했다.
알았음요
네.. 새로운 기법으로..라고 쓰고, 영미식(이런식이 영미식이라면?) 소설 쓰신 거 독특해요.
네.. 무엇보다 제목이 잘 뽑혔음요.
도입부에 보이는 박사 하다 지도교수의 이유 있는 팽부분 마음 저릿한 거 인정해요.
그러나, 그 이후에 보이는 랄프로렌 일대기에 관한 그 다큐멘터리적인 기술 너무 지루해요
나.. 다큐멘터리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작중화자가 답답하게 쬐끔쬐금하는 건 도무지..ㅠㅠ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 아이들 사이에 보여지는 랄프로렌 옷이 주는 계급성도 반복되고, 너무 질질 끌었어요.
상을 주는 전문 문인들이, 높게 평가하는 데엔, 그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겠지요.
도대체 그게 뭔지, 몰라봐서 죄송한데요.
그걸 알려고 앞으로 이백여 페이지를 더 읽고 싶지 않아요.
의욕이...ㅠㅠ
미안 미안
주식도 아닌 것인데..
디어 랄프로렌을 과감하게 손절하게 된 계기가 된 책이다. 비교가 화악되면서, 내가 왜?왜?왜?와이?
계속 이 책을 붙잡고 있어야하나 회의를 들게 한 책.
좋은 책을 읽었을 땐, 사진을 직접 찍어 주는 쎈스.
도서관에서 디어 랄프로렌 책 대여를 연장하러 갔다가,
우연히 의자에 앉아 읽은 삼십여 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단편인
체스의 모든 것... 은
그간 상 탄 작품을 읽으면서 갸웃뚱했던 나의 마음속 짐을 날려 버렸다.
지금 나만 불편한가?
나만 삐딱한겨?
나만 이상한 취향인겨?
보다 근본적으로 내 성격을 고쳐야 하나..고민했다.
그러한 나의 병을 백일의 낭군님에 나온 해결한방같이 끝내 준 작품이다.
줄거리 별거 없다.
대학시절 특이했으나 내가 좋아했던 선배와 그 선배가 좋아했던 것 같은 금화와 내가 등장하고,
그 특이함이 주는 개성이 내겐 호감이었고예리한 금화 눈에는 이기적으로 보였고
그런 금화의 지적에 앗뜨거 하면서도 선배는 금화를 좋아하고
너무 한낮의 연애처럼, 과거의 에피소드와 현재의 세 명의 관계에 회상과 경험이 교차된다.
그런데, 그 모든 스토리가 체스라는 게임
독자는 몰라도 되는 체스라는 게임의 룰과
그 룰과는 상관없이 설득력 있게 들렸던 금화의 이야기가 참 잘 버무려졌다.
다음은 내 심금을 울렸던 대목
" 선배는 정말 이해가 안 가요. 아니, 감자는 같이 먹으려고 그렇게 해놓은 것인데 어떻게 감자를 혼자 다 먹을 수가 있나고요. 감자는 그런 게 아니고요, 선배 혼자 맛있게 먹고 말라는 것이 아니고 감자는 우리가 다 먹어야 하고 그렇게 같이 먹으면 좋은 건데 왜 감자를, 그러니까 왜 감자를 그렇게 많이 먹느냐고요!"
사는 거,
치사한 거다.
사람 무너지는 거,
새털 같이 가벼운 거로 그리 되는 거고..
그런 걸 제대로 잡아 내어서, 이리 재미있게,
그리고, 체스랑 엮어서, 잘 짜낸 작가에게 박수를..
너무 한낮의 연애..라는 책에서도, 단편이 뒤로 갈수록 대단했었고
가족에 대한 묘사라든지, 관계에 관한 관찰력이 뛰어나서 진심 놀랐었다.
김금희 작가를 보면서, 인천을 배경으로 하는 작가들의 세계는
또 어찌 이리 마음 쓰이게 제대로 쓸쓸한가..라는 느낌이 들은 건 뽀나스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