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부서진

조수경 작가

by 쑥과마눌

아이의 독서클럽 때문에

매주 가게 되는 도서관


서가를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집어 들은 이 책이 매력적이다.


요사이 산만하기가 듕학생 뺨치는 나..인데도

일곱 편의 단편 중 하나를

도서관에서 아이를 기다리면서 읽고

나머지 여섯을 몇 시간 만에 끝내 버렸다.


조수경 작가


쳐다보고 싶지 않은 사람의 이면의 모습들을

그들이 반복적으로 꾸는 악몽보다 나을 것 없는 현실과

참말로 재미있게 엮어서

독자를 붙들어서 매서,

이곳저곳 자리 봐가며, 메다 꽂으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다 외쳐 대는 듯 보였다.


알아 뭐할래? 싶은 현실

포장되어 안정되고 좋잖아?!하는 인간관계의 진실의

그 닫힌 문을 내가 열고 말께쓰

난 그런 작가정신이란 말이닷..라고.

(첫 단편 '유리'에서)


과연, 신춘문예에 뽑힐 만큼 눈에 띄게

선정적이면서,

보는 이 아프게하던 단편 젤리피시


성인용품을 파는 장애를 가진 여성을

주인공으로 선택해서 글을 쓰는 건

오히려 쉬울 수도 있었겠다 싶더라

그 과한 개성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이끌고 나간 서사에 감탄을 보낸다


그대가 어떤 생각으로 하던..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왔던..

스스로를 위해 아무리 허울 씌우든,

닭이 울기 전에 무지 부인하든 말든

불륜은 결국 죄였고..

베드로와 달리,

닭 울기 전 세 번 부인은

닭 울고는 후엔 뻔뻔스러운 루틴으로 전환될 뿐이라는.
그런 유추를 이끌어 내던 단편

마르첼리노, 마리안느.. 도 훌륭했었다


먹고 먹히는 세상 먹이사슬의 처절한 순환

주고받는 무궁무진한 상처들

죽은 줄 알았는데..

마른 잎도 아니면서,

맨날 다시 살아나던,

벗어나고픈 숱한 관계들에 대한 노력

그 헛된 노력에 대한 허무함도 내 취향이었다.


충분히 박진감 넘치는 글

피와 살도 제대로 튀고,

뼈마저도 각도 있게 잡아내는

눈부신 작가의 프로의 향기가 뿜뿜나더라.

그러나

다 읽고 나니..

나는

맴 아팠다오


세상에 뿌려진 소금만큼이나

절여진 사람들의 상처들이

연결 연결된

꿈보다 독한 세상


그것이 이 책의 표지를

방금 잡아 온 싱싱한 낙엽으로 가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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