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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과마눌 Jan 23. 2021

사람을 묘사하는 말

사자성어

젊음이 가시면

살아온 과정을 고대로 일상으로 남는다.


관상, 수상, 족상이 아니라

시간의 먼지가 길을 내어 버린

표정, 눈빛, 몸의 파동들이

등 뒤에서 커다랗게 파도쳐서

그 어디에도 나라는 바다를 숨길 수 없다.


파란만장으로

첩첩산중으로

자중지란으로

소탐대실로

혹은 드물게 금상첨화로

스스로를 내 보이는 사람들을 보다가

문득 그럼 나는,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외로 쉬웠다.

나는 앞으로 퍼주고 뒤로 남는 사람이다.


어릴 적부터 나를 꿰뚫어 본 우리 엄마 말대로

칠레레 팔레레 실속 없으신 나란 인간이

어느 날 정신 차려 보니

과연 나는 퍼주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세상의 공기는 참으로 신묘하여,

질량을 보존하길 원하여, 보내면 돌아 오더라. 반드시!


나는 사랑받았고,

나는 아낌 받았고,

숱한 커피와 초콜릿을 받았다.


무엇보다 내 에너지가 긍정으로

누군가에게 작은 씨앗처럼 뿌려진다는 것이

당시에는 무척 기 털리는 일이지만

나중에는 내 뒤로 자양강장제로 쌓인다


내가 말하지 않았뉘?

늙어 우울한 건, 젊어 우울한 것만큼이나 자연스럽다고.

우울하지 않으려는 그 자연을 거스르는 일에는

칠레레 팔레레 마음을 푸는 것만 한 게 없다.

물론, 상대를 잘 선택하라는 주의사항만 명심하고 말이다.

#어머니는

#우리딸은

#가오는있고실속은없다하셨지

#세상은

#그무엇에도질량보존의법칙

#가오있는곳에마음이있더라눈

#물론돈은ㅠㅠ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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