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처럼
잠깐 걸으러 동네를 나갔더니
길 건너에 어떤 아줌마가 커다란 개를 안고
끙끙대며 걷고 있었다.
이웃의 골든 리트리버, 리오였다.
응가를 시킨다고 마당에 나왔더니
동네를 싸돌아 다니고
집에 가자고 하면 드러누워서
할 수 없이 끌어안고 가는 중이란다.
이웃이 나를 보고 반색을 하자,
리오는 나를 보고 버둥거려 내려서
나에게로 향했고,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리오네 집을 향해서 냅다 달렸다.
그리하여,
한낮에 나, 리오, 그 아줌마의 릴레이가 펼쳐졌다.
달리는 머릿속으로
우리 집 삼 형제의 강아지 시절
그 어딘가 지금과 비슷한 그림이
스케치북처럼 펄럭대며 펼쳐졌다.
#달리면서 데자뷰
#모든 이의 어린 날
#육아는 털썩
#세상의 모든 강아지들은
#나에게 털과 흥분을 주지
#모욕감도 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