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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과마눌 Jun 04. 2021

아름답고 무용해야 진짜로 존재하는 것

이들처럼

잠깐 걸으러 동네를 나갔더니

길 건너에 어떤 아줌마가 커다란 개를 안고

끙끙대며 걷고 있었다.


이웃의 골든 리트리버, 리오였다.

응가를 시킨다고 마당에 나왔더니

동네를 싸돌아 다니고

집에 가자고 하면 드러누워서

할 수 없이 끌어안고 가는 중이란다.


이웃이 나를 보고 반색을 하자,

리오는 나를 보고 버둥거려 내려서

나에게로 향했고,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리오네 집을 향해서 냅다 달렸다.


그리하여,

한낮에 나, 리오, 그 아줌마의 릴레이가 펼쳐졌다.


달리는 머릿속으로

우리 집 삼 형제의 강아지 시절

그 어딘가 지금과 비슷한 그림이

스케치북처럼 펄럭대며  펼쳐졌다.

 

배 보여주면 다 준겨

#달리면서 데자뷰

#모든 이의 어린 날

#육아는 털썩

#세상의 모든 강아지들은

#나에게 털과 흥분을 주지

#모욕감도 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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