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할 수도, 못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하기 싫은 수학숙제를 하는 큰 놈이
맴맴 돌아 다니며 딴짓만 하길래
그 놈 방에 누워서 책을 읽는다.
내가 여기 있는 게
사춘기 소년 너는 싫지
나도 싫거든
날 나가게 하고 싶으면
얼렁 끝내지..
그 다음 말은 삼켰다.
우리 엄마가 하던 타령이 각인되어,
온 몸을 타고 흐르다가
마침내 내 혀 끝에서 봉인해제하려는데도 말이다
니 과외하는 돈은
엄마가 어디 땅 파서..중략
니 게임하는 거의 반에반에반만..중략
대신, 이문재 시인의 노모를 읽는다
반쯤 감긴 눈가로 콧잔등으로 골짜기가 모여드는 이 있지만
나를 이 세상으로 처음 데려온 그는 입가 사방으로 골짜기가 몰려들었다
오물오물 밥을 씹을 때 그 입가는 그 골짜기는 참 아름답다
그는 골짜기에 사는 산새 소리와 꽃과 나물을 다 받아 먹는다
맑은 샘물과 구름 그림자와 산뽕나무와 으름덩굴을 다 받아먹는다
서울 백반집에 마주 앉아 밥을 먹을 때 그는 골짜기를 다 데려와
오물오물 밥을 씹으며 참 아름다운 입가를 골짜기를 나에게 보여준다
#이문재시인엄마가부럽다
#라고쓰고나니
#입가의골짜기는
#누가만들었을라나
#엄마극한직업
#구리구나구려
#세상의모든엄마들토닥토닥
#아들키우다가도통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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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추천
#가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