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참가 글
2박 3일
- 박준
한 이삼 일
기대어 있기에는
슬픈 일들이 제일이었다
그늘에서 말린
황백나무의 껍질을
달여 마시면
이틀 안으로
기침이 멈추고
열이 내렸지만
당신은 여전히
올 리가 없었다
오늘은 나와 어려서
함부로 입을 대던 아이의
연담이 들려와
시내로 가는 길에
우편함을 보낼까 하다
나서지 않았다
이유도 없이 흐려지는
내 버릇도
조금 고쳐보고 싶었다
문학카페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는 모두 남의 일이려니..하였다.
그래도 가을에 잘 어울리는 시라니
생각해 보았다.
돌고 돌아도
박준시인이더라.
시마다 가을이고 겨울이니까.
알고 싶지 않은 것이
가을이고 겨울인 시인의 사연인데..
운다고 달라지지 않을 시인의 긴 문장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겁부터 나더라.
그래도, 들어 볼란다.
기쁨이건 슬픔이건
본격적으로 겪은 사람의 이야기일랑은
눈도 못 마주치는
내 버릇도 고쳐보고 싶으니까.
P.S.
아...이벤트에 당첨된다면,서울의 오래 묵은 동네에 사는 엄마에게로 보내고 싶다.
멋쟁이 언니옷을 몰래몰래 훔쳐 입던 여동생처럼,내 책꽂이에 책들을 몰래몰래 훔쳐 읽었던 친정엄마께로..
홈쇼핑 좌석요도 아니고,홍삼과 비타민도 아닌,시집을 날려 보내고 싶다.
가을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