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워싱턴디씨는 꽃난리 중

벚꽃이라고 들어 보았음?

by 쑥과마눌

살다 보면 알게 됩니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는 걸.

혹여 있다고 해도,

그곳에 내 차지가 되기 어렵다는 것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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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살다 보면

타인은 나의 지옥이기도,

나의 천국이 되기도 해서,

심심산골에 내 어두운 중년의 골방에서

나를 이끌어 몰고 나가, 함께 걷게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함께 걷다 보면,

걷다가 같이 나누다 보면,

이렇게 꽃 좋고, 청둥오리 좋고, 정자도 아메리칸스타일로 좋은 곳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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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워싱턴디씨는 온통 꽃나무로 도시가 덮여서

삼보일배가 아니라, 삼보일찰칵을 하게 됩니다.

찍힌 나무들은 대부분 벚꽃나무이지만, 자목련, 배꽃, 이름 모를 숱한 나무들이 그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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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가 아니라,

United States of Flowers의 수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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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꽃길 별거 아님을..

지금 그 길

님이 걷고 계심을 알려 주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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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 아래에 서면,

사람들은 인종과 성별과, 나이를 뛰어넘어

모두 같은 표정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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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이 든 나무는 얼마나 긴 시간 동안 그 표정들을 봐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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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면, 길 위에 사연을 만나기도 합니다.

잘라내어야 할 고목을 두고,

그럴 수 없다는 측과 그래야 한다는 측으로 나뉜 워싱토니안들의 주장이 팽팽합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해서,

바닷물이 밀고 들어와서 고목이지만 멀쩡한 나무를 잘라내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든가 말든가,

나무는 자신에게 주어진 계절을 피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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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비가 온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것들이 왜 이리 단명하며, 또, 쉬이 떠나는지.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물 좋고, 정자 좋고, 꽃도 좋은 순간을 포착해 내면 됩니다.

그 짧고 짧은 순간을 애틋함으로 보아주면 그만입니다.

비 오면 늦음주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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