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미 작가
멀리 사니
아무래도 배송이 거하여
한번에 많이 시킨다.
그리하여,
산 넘고, 바다 건너, 모터뽀트 갈아타는데~즈음에
책을 받고,
다시, 산 넘고, 바다 건너, 모터뽀트 갈아 타는데~ 즈음에
읽게 되었을 때에는
책을 선택한 기준도, 이유도, 받은 시기도
모두 다 세월의 세례로 몽롱해진다.
누..누구..세요?
그리하여,
무작위로 만난 로또의 숫자처럼
아무 이유도 없고, 의미도 없는
안물안궁..생판 남..의 버젼으로
그리 책도, 작가도 만난다.
(쓰다 보니, 미안하다..책한테도, 작가한테도, 나한테도..)
최은미 작가의 너무 아름다운 꿈..은
그딴 식으로 책을 읽는 내가
어제부터 잡은 책인데.
앞에 두편 읽고, 감상을 올리고 싶다.
쫄린다..고..
어제 저녁에는 첫번째 단편인 비밀동화를 읽고,
요번 가을내내 머릿속으로 그렸던 송광사 가을풍경과
이 몸이 삭고, 애덜 대학가면,
그 앞에서 욕쟁이 매점할매로 늙어가리라던..
내 소망을 박살내며, 밤잠을 설치게 하더니
(이 몸 삭고=애덜 대학..은 그래도 남으리라)
오늘 저녁에 읽은 두번째 단편인 전임자의 즐겨찾기는
그 어떤 더런 세상에서도 꼬물거리는 삶을..
딱 보니 고통밖에 없는 삶인데,
그것도 삶이라고..
희망은 모두에게 공평한 햇살처럼 비치는..
(내 보기엔 그래서 햇살이 제일 나쁘다)
그런 모습에
나는 겁났다
세번째 작품이 이 책의 제목이니,
제일 임팩트 있겠지? 하는 생각에도 무지하게 쫄려서리..
정녕, 철인삼종이라도 뛰고 와야,
세번째 단편을 어찌 대면할 용기가 날란가 싶기도 하다.
이런 글을 읽는 삶이 어떤 지는 알겠지만,
이런 글을 쓰는 삶은 어떠할런 지는.. 모르겠다.
몰라도 보낼란다.
뤼스펙!
'노트북안에는 폴더가 있다. 새 소설을 구상할 때마다 폴더 하나씩을 만들었다. 그때마다 하늘에 노란색 문을 매달아 놓는 것 같았다. 저 문을 열면 이곳과 같으면서도 같지 않은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겠지. 저기로 걸어가봐야지. 그러나, 그것은 문이라기보다 어쩐 작은 상자의 뚜껑일 때가 많았다. 열고 들어가자 그곳엔 내가 대면하고 가야 하는 내 척추뼈와 고관절과 좌심실과 측두엽 같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그것들을 나날이 들여다 보고 다시 잘 조립해서 스트레칭까지 마친 후에야 저 문을 열고 걸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작가의 말 중에서
'노트북안에는 폴더가 있다. 새 소설을 구상할 때마다 폴더 하나씩을 만들었다. 그때마다 하늘에 노란색 문을 매달아 놓는 것 같았다. 저 문을 열면 이곳과 같으면서도 같지 않은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겠지. 저기로 걸어가봐야지. 그러나, 그것은 문이라기보다 어쩐 작은 상자의 뚜껑일 때가 많았다. 열고 들어가자 그곳엔 내가 대면하고 가야 하는 내 척추뼈와 고관절과 좌심실과 측두엽 같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그것들을 나날이 들여다 보고 다시 잘 조립해서 스트레칭까지 마친 후에야 저 문을 열고 걸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