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쑥과마눌 Aug 16. 2018

더운데도 미스터션샤인

드라마리뷰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는 나를 클릭질하지 않았다.
재미있고, 관심 있고, 나온 배우들에게 홀리기도 하지만,
그걸로 끝날뿐이지,

좌판 위에 손가락이 날아다니며,

마음보다도 손가락이 먼저,
느낌보다도 손가락이 먼저,
그 감흥을 그려내지 않는다.

미스터션샤인이 그러했다.
좋은 대사도 주옥같고,
연기도 구멍 없고,그림도 아름다운 걸 아는 데,
그뿐이었다


그러다가,
그리 멍 때리며 보다가,
다 아는 고종이 나오고,
다 아는 관료들의 삽질이 나오고,
다 아는 얍삽하게 잘 사는 인간들의 처신들이 나오고,
뻔하게 지는 싸움에 뻔하게 계란 치기 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아는 짜증을 피하려고 이리저리 빨리 돌리기를 하다가,
그 시절이 보이더라.
어떻게 살아도, 

다 그지 같은 삶이 되었던 그 시절 말이다,

낭만도 불온한 낭만이 되고,
천민도 디바이드 앤 룰 되어 불가촉천민이 되고,
미인 어머니는 다음 생엔 부잣집에 태어난 아들의 

뒷뜰에 핀 이름 없는 꽃이 되고자 했던 그 시절.

후지게 내쳐진 그들의 삶이
내 눈에 자꾸 보이는 것은,
그때의 그 쳐죽일 이자가
갚아도 갚아도 쳐 갚지 못하고 남아서,
지금도 계속 우리 삶에 지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아름답고 무용한 것을 사랑하는 
아름다웠고 쓸모 없었던 나는
아름다움은 어디엔가에 흘리고
무용함만을 남긴채
다음 생 따윈 믿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어떻게든 다시 한번 해보는 게,
삶이란 거만 안다.

다음 생엔...
다음 생따윈 없다

불가촉천민 개돼지에겐 특히나



아름다운데도 유용하구나..넌!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아저씨 인물분석 - 할머니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