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리뷰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는 나를 클릭질하지 않았다.
재미있고, 관심 있고, 나온 배우들에게 홀리기도 하지만,
그걸로 끝날뿐이지,
좌판 위에 손가락이 날아다니며,
마음보다도 손가락이 먼저,
느낌보다도 손가락이 먼저,
그 감흥을 그려내지 않는다.
미스터션샤인이 그러했다.
좋은 대사도 주옥같고,
연기도 구멍 없고,그림도 아름다운 걸 아는 데,
그뿐이었다
그러다가,
그리 멍 때리며 보다가,
다 아는 고종이 나오고,
다 아는 관료들의 삽질이 나오고,
다 아는 얍삽하게 잘 사는 인간들의 처신들이 나오고,
뻔하게 지는 싸움에 뻔하게 계란 치기 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아는 짜증을 피하려고 이리저리 빨리 돌리기를 하다가,
그 시절이 보이더라.
어떻게 살아도,
다 그지 같은 삶이 되었던 그 시절 말이다,
낭만도 불온한 낭만이 되고,
천민도 디바이드 앤 룰 되어 불가촉천민이 되고,
미인 어머니는 다음 생엔 부잣집에 태어난 아들의
뒷뜰에 핀 이름 없는 꽃이 되고자 했던 그 시절.
후지게 내쳐진 그들의 삶이
내 눈에 자꾸 보이는 것은,
그때의 그 쳐죽일 이자가
갚아도 갚아도 쳐 갚지 못하고 남아서,
지금도 계속 우리 삶에 지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아름답고 무용한 것을 사랑하는
아름다웠고 쓸모 없었던 나는
아름다움은 어디엔가에 흘리고
무용함만을 남긴채
다음 생 따윈 믿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어떻게든 다시 한번 해보는 게,
삶이란 거만 안다.
다음 생엔...
다음 생따윈 없다
불가촉천민 개돼지에겐 특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