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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밈혜윤 May 09. 2024

[팟빵/팟캐] 문학 - 웹툰, 웹소설

<팟빵 들어보기>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5492/episodes/24907876​​


그 시절 인소가 있었다

   귀여니를 아시나요?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 반휘혈은 아시나요? 이 모든 걸 아신다면 당신은 바로…! 저와 동년배입니다. 요즘은 웹소설이라고 하지만 그때 그 시절엔 ‘인소’라는 게 있었습니다. 인터넷 소설의 준말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장르로 보는 게 타당해 보입니다.


우리가 인소, 했을 때 떠올리는 것들은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젊은이들의 마음을 휩쓸었던 연애물이죠. 인소의 시작은 1999년 PC 통신 시절에 “나우누리”라는 홈페이지 유머 게시판에서 연재되었던 <엽기적인 그녀>입니다. 전지현 배우와 차태현 배우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포스터가 우리 호스트들은 기억날지도 모르겠어요. <엽기적인 그녀>는 출간된 최초의 인소이자, 영화화된 최초의 인소입니다. “인소”라는 장르의 정립에 기여한 작품이라고 감히 꼽을 수 있겠네요.


   그 다음 인소의 전성기를 이끈 것은 역시 귀여니 님일 텐데요. <엽기적인 그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출판계와 영화계는 앞다투어 다음 유니콘을 찾아 영입합니다. 그게 귀여니 님이었던 거죠.


인소의 특징을 꼽자면 역시 “한글 파괴의 주범이다!”라고 공격을 받기도 했던, 파격적인 글의 양식이었습니다. 대사에 이모티콘을 넣기도 하고요, 소위 ‘통신체’를 적극 활용하면서 맞춤법과는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예시로 인소의 표현을 두 개 들려드리겠습니다.


<엽기적인 그녀>: 그녀와 저는 같은 문으로 함깨 지하철을 타게 되씀미다. 취해서 비틀거리지만 안는다면 정말 매력저기고 갠차는 아가씨여쪄.... 푸하하핫~~!

<그놈은 멋있었다>: 그놈은 나를 광견병 걸린 개떼듯이 홱 횅가래 쳐냈다. 헉… 헉… 이게 뭐야 이럴 수가….. ㅇ_ㅇ<-이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엉어엉..ㅜㅜ나는 주그따..ㅜㅜ


   그 전에도 인터넷에 소설이 연재되긴 했지만 아무래도 무협물 위주였습니다. 그러다가 인터넷에 달달한 연애물이 풀렸으니 다들 얼마나 두근거렸겠어요? 인소의 소비는 10대 여학생이 압도적이었고, 의외로 군대 가서 귀여니를 접했다는 대한민국의 건아들도 쏠쏠하게 있었다는군요.


귀여니 외에도 백묘, 가그린, 청몽채화, 하얀고양이 등의 작가들이 활동했습니다.


<늑대의 유혹>이 영화화되었던 2004년을 기점으로 인소는 서서히 시들었습니다.


인소가 망했다! 보다는 이름을 ‘웹소설’로 갈아끼우고, 플랫폼에서 정식 연재의 탈을 썼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까요? 실제로 네이버 웹소설 서비스를 오픈할 때 인소 작가 ‘백묘’는 로맨스 분야 대표로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조아라”라는 성인소설 연재 사이트가 강세였는데, 2008년부터 유료 서비스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온라인에 글 쓰는 걸 왜 돈 주고 보냐는 반발이 강하긴 했지만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편당 유료 결제가 당연해지는 시대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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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이 한국에서 만든 말이라고?

   여러분, 웹툰이 영어로 뭘까요? 웹툰이라고 생각한 당신! 틀렸습니다. 웹툰이라는 말은 한국에서 만들어낸 말입니다. 1999년에 아마추어 만화가들의 만화를 서비스하던 한국의 인터넷사이트 “애니비스”에서 처음으로 썼습니다. 외국에서는 인터넷 만화를 Web Comic이라고 합니다. 외국에서도 웹툰은 한국에서 유래한 디지털 만화 형식이라고 인정한다는군요.


   웹툰은 세로로 보잖아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웹툰을 ‘타테요미망가’, 즉 세로로 보는 만화라고 부르기도 한대요.


   한국의 최초의 웹툰, 그러니까 인터넷에 올라간 만화는 1996년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워낙 느렸고, 올릴 수 있는 파일의 크기나 화질의 문제로 대중화되지는 못했습니다. 인터넷 망이 발달하고 인터넷 이용료가 낮아지는 90년대 말부터 아마추어 작가들이 인터넷에 만화를 올리기 시작했는데요. <마린블루스>, <페페포포> 생각나시나요? 그 작품들이 그 시기입니다. 포털 사이트와 신문사에서 만화를 홈페이지에 실어주면서 연재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웹툰 서비스는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이 ‘다음 만화속세상’이라는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확립됩니다. 웹툰이 장편 연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때부터 공공연해지는데요. 이때 연재된 작품이 뭔 줄 아세요? 강풀 선생님의 <순정만화>입니다. 그 뒤엔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가 있었죠. 저도 연재되는 요일을 손꼽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 만화속세상’의 두 작품이 대박을 치면서 엠파스, 파란, 네이버, 야후 등등 각종 포털에서 웹툰 연재를 유치합니다. 네이버는 타 포털보다 후발주자였지만 <마음의 소리>, <정글고>가 히트를 치면서 당당히 1위를 탈환했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팟빵/팟캐 38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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