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러닝머신만 타기 지겹잖아
스미스 머신? 그것, 뭐예요?
스미스 머신은... 뭐라고 해야 하나. ‘랙’이라는 말을 써도 모를 당신을 위해서 쓸 말은... 없다. 방법이 있다. 검색해서 보고 오면 된다! 이제 헬스장에 가서 스미스 머신이 뭔지 못 알아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헬창들은 스미스 머신에서 별 것을 다 한다. 당신의 미래이기도 하다. 보통 그곳에서 원판을 양쪽에 달고 스쿼트,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힙 쓰러스트, 맨몸운동까지 다 한다.
러닝머신만 타다가 용기를 내서 다른 기구에 도전해 보려는 당신. 스미스머신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스쿼트? 벤치? 물론 뭐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은 아직 그런 무게 밑에 깔리는 건 무서울 터. 가벼운 것부터 해봅시다. 아, 가볍다는 건 마음이 가벼운 거. 힘들긴 힘들어요.
스미스 머신에 다가섭니다. 봉을 쥐고 몸 쪽으로 돌립니다. 체결되어 있던 바가 풀려나서 내가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게 됩니다. 밑에서 네 번째, 혹은 다섯 번째에다가 다시 체결시킵니다. 어깨너비로 봉을 꽉 쥐고 ‘엎드려뻗쳐 ‘ 하듯이 다리를 뒤로 보냅니다. 엉덩이는 살짝 들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손목과 어깨가 일직선에 놓이도록 몸을 위치시킵니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제 팔 굽혀 펴기를 합니다.
팔꿈치가 몸에서 멀어지도록 하지 않는다. 팔꿈치가 밖으로 벌어지는 순간 부상의 확률이 높아진다. 너~무 힘들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무게를 받는 것에 집중하고, 올라올 때는 다리를 써서 일어난다. 그래도 너무 힘들면 다시 바의 체결을 풀어 한 단 올리고 진행한다.
바의 높이가 바닥에 가까워질수록 당신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는 무거워진다. 점점 내려가서 바닥에서 하는 걸 최종 목표로 잡도록 한다.
이 무게를 어떻게 견디고 살았지?
첫 맨몸운동을 해보니 소감이 어떤가? 생각보다 쉽지 않지. 평소에 우리는 어떻게 이 무거운 몸뚱이를 달고 눈도 깜짝 않으며 걸어 다니고, 심지어는 뛰어다니고 점프를 하는지 궁금해지지 않는가? 나는 그랬는데. 중력이란 그런 것 같다. 같은 무게인데도 내가 겪어본 곳으로 받느냐 새로운 곳으로 받느냐에 따라, 어떤 형태와 질감으로 받느냐에 따라 엄청 다르게 느껴진다.
인생에 다른 무게도 마찬가지 같다. 나를 모질게 매질하는 고민이나 걱정, 시련, 결핍도 조금 달리 보면 그렇게까지 무겁지 않을 수도. 그러나 ‘달리 보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매우 많이 들 수도. 억울했다. 내 마음을 곪게 하는 것들을 무시하기 위해서조차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게 불합리했다. 그냥 마음이 곪는 일이 없어서는 안 됐던 걸까?
인생은 원래가 불합리하다는 걸 30대가 되어서 한참 생각한다. 우리가 갖고 태어난 속눈썹 한 올조차도 랜덤 뽑기의 결과물이다. 내 마음의 굳기도, 겪어야 하는 인생의 풍파도 랜덤이다. 내가 운이 나쁜 게 있다면 운이 좋은 것도 있는 것. 그리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증오하게 된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앗차. 당신은 궁금할 수도 있겠다. 바닥에서 해도 되는 운동을 왜 굳이 스미스 머신에서 시킨 건지?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스미스머신을 활용하면 각도에 따라 체감 무게를 줄여줄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과한 부하를 쓰지 않는다. 당신의 운동 능력에 맞게 조정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머신과 친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우린 보통 뭔가를 모를 때 무섭다. 헬스장 머신이 두려운 까닭도 써보지 않아 모르기 때문이다. 헬스장에서 다른 사람이 나 운동하는 걸 보고 이상하게 생각할까 두려운 것은 헬스장 바닥에서 헉헉대며 구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은 스미스머신이란 걸 나름대로 정복했다. 다음엔 두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