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학교도 처음은 아니지만, 초1은 처음이라

겨울방학 앞에서 다시 쓰는 워킹맘 엄마의 소회

by miracle mo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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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바리하던 3월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 해가 저물고 새해를 맞이한다.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큰 이벤트를 지나 상반기를 어떻게든 넘기고, 여름방학과 2학기를 거쳐 이제는 50일에 가까운 겨울방학이 눈앞이다. “초1 엄마는 처음이라서 그렇다”는 말이 정말 맞았다. 매달, 매 학기마다 새로운 적응이 처절하게 필요했다.




1. 초등 엄마도 결국 적응의 동물
주간 시간표 확인, 알림장 체크, 준비물 챙기기. 수학 단원평가 일정 관리부터 선생님 연락, 장구·바이올린·멜로디언, 영어 스피치·중국어 수업 팔로업,
학부모 단톡방과 주산, 과학실험, 줄넘기, 스케이트, 한자, 컴퓨터 방과 후&태권도까지.


처음엔 정신이 없었지만, 신기하게도 익숙해지긴 하더라.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걸 깨달았다.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아이도 아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따라가더라. 시스템에 맡길 건 맡기고, 모든 걸 컨트롤하려는 긴장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2. ‘내 아이 맞춤형’ 엄마 되기
학교나 SNS에서 쉽게 보이는 이른바 ‘유니콘 엄마’, ‘선행 잘 되어있는 아이들’을 부러워하거나 비교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수학 단원평가 50점을 맞아도, 혹 받아쓰기 100점을 맞아도, 영어 단어 암기가 여전히 어려워도 성과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기.


대신 속도는 달라도 방향은 맞는지, 아이가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고 있는지를 보려고 했다. 느긋하고 느린 기질의 내 아이에게 “잘하는 엄마”보다 “최적의 엄마”가 되는 것.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아이 성향과 기질에 맞춘 전문가 엄마로서의 실력과 경험을 키우는 일이다.




3. 학교생활에 있어 더 중요해진 기본과 관계
정직, 성실, 규칙과 약속 지키기. 그리고 친구, 선생님과의 사회생활에서의 기본예절. 학부모 오리엔테이션 이후 아이 학원 선생님께 들은 근처 학군지, 유명 사립초의 사건 사례를 들으니 생각보다 학폭은 가까이에 있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학부모와 학부모 사이에서도, 선생님과 학부모 사이에서도 제도권 안의 일은 늘 예민해질 수밖에 없기에 더 중요해진 덕목은 ‘기본’이었다. 학교 알림장에 적힌 문장들이 유독 마음에 남았다.



친구의 몸을 함부로 만지지 않아요. 교실에서 엄마나 선생님 역할을 하지 않아요. 나쁜 말, 친구를 소외시키는 말을 하지 않아요. 장난칠 때는 친구의 기분을 살펴봐요. 밀치지 않아요. 이 문장들은 단순한 생활 규칙이 아니라
아이들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최소한의 연습처럼 느껴졌다.




다시, 아이를 키우는 마음을 들여다보며

행복해지겠다 다짐하는 시간



​다가올 겨울방학은 학교 시스템의 도움 없이 온전히 엄마의 기획력으로 채워야 하는 시간이다. 매서운 추위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기 쉽지만, 이럴 때일수록 '아이를 키우는 마음'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들여다본다.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흥미를 느끼는지 관찰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 일이다. 엄마표로 꾸준히 쌓아줄 수 있는 매일의 배움 습관, 좋은 음악과 그림이 주는 정서적 풍요로움, 그리고 함께 감동할 수 있는 장소로의 여행.

​따뜻하고 건강한 식사와 평온한 일상을 더 자주 만들어줘야겠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 더 두려운 50일의 겨울방학, 우리는 또 각자의 속도로 한 뼘 더 자라날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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