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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경 Dec 22. 2023

공연예술축제, 관객개발 어떻게 해야 하나? 에 관하여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이 질문, 즉 관객개발은 공연예술축제에만 해당되는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것은 오랫동안 홍보마케팅(공연예술 분야, 지역, 공연단체 혹은 공공성을 띈 조직으로 한정하겠음) 분야의 일을 해온 사람에게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단답형으로 답을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굉장히 복잡다단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특성 혹은 공연예술의 특수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개발에 관하여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매우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공연예술 홍보마케팅 분야에서 관객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것 역시 좋은 현상이다. 새롭게 짚어볼 수 있는 지점들이 있었고, 이에 관해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와 관련된 내 생각들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정리하기 전에 우선, 공연예술축제가 다 같은 환경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공연 장르, 내용, 장소, 규모, 연령대, 타깃층, 지역적특성 등 여러 환경과 컨디션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홍보마케팅의 성과는 관객 수와 티켓 수입으로만 데이터가 측정이 된다. 설득적인 자료를 만들려면 정량적인 수치로 말하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문제는 공연예술이 정량화된 수치로만 말할 수 없는 부분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공연예술(대중성을 지닌, 대형공연이 아닌 이상)로 공연장에 관객을 채우는 일은 쉽지 않다. 순수예술일수록, 장르에 따라, 지역으로 갈수록 간극화는 심해진다.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내가 다루고 있는 분야는 전통예술인데,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다는것을 느낀다. 물론 전통예술 안에서도 분야는 나뉘고 인기 있는 장르도 있겠지만, 여전히 국악이 그렇게 대중적이지는 않은 것이다. 공연예술축제의 작품들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대중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고민은 이 지점부터 시작된다. 다음에는 홍보를 먼저 해야 하나? 마케팅을 해야 하나? 관객 모객은 어떻게 하지? 의 문제들로 이어진다. 이것은 모두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따로 떨어질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개념은 다르고, 예산에 따른 상관관계도 다르다. 대기업들처럼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홍보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력과 예산을 넉넉하게 쓸 수 있다면 당연히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연예술계의 현실은 적은 인력과 적은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야만 한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논할 때 늘 한계를 느끼곤 한다.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각 현장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공연예술축제 관객개발의 방법론적인 이야기를 할 때 세 가지 관점으로 접근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 번째는 홍보적 관점, 두 번째는 마케팅적 관점, 세 번째는 프로그램적 관점이다. 세 가지 모두 개념과 목적이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상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분법적으로 분류하기에는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연계적 시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를 세분화하여 다각도로 살펴본다면 큰 틀 안에서 관객개발에 대한 문제의 접근이 조금은 쉬워지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공연을 알릴 때 일차원적으로 하는 것은 공연 홍보다. 다양한 홍보 채널을 통해 공연 정보를 알리고 기획된 콘텐츠들을 통해 공연 이미지를 홍보하며 이로 하여금 관객이 공연장으로 오게끔 유도하는것이다. 마케팅은 관객이 공연장으로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홍보보다 조금 더 직접적인 방법을 동원한다. 프로그램 관점은 공연 이외의 기획된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이 해당 장르나 공연예술에 대해 새롭게 인지하고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관객개발을 이렇게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눠본다면 방법론적인측면에서 조금 더 깊이 있는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홍보적 관점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기본적인 홍보 시스템과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공연예술축제 및 공연콘텐츠와 이 콘텐츠가 만나게 되는 모든 지점(아티스트, 관객, 기자, 협찬처, 관계자 등)에서의 활동들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 관계망들을 잘 구축하고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공연예술과 축제의 마니아층을 확고히 하고 충성도를 높임으로써 관객층을 점층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마케팅 관점에서는, 기본적인 홍보가 된 상태에서 마케팅을 진행해야 일이 좀 더 수월하다. 사실 공연예술 분야에서 마케팅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관객 모객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홍보도 그렇지만 마케팅 역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공연마케팅은 먼저 공연 관람을 필요로 할 만한 타깃층을 정하고, 윈윈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정리한 다음, 타깃층을 직접 컨텍하고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하며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상호 신뢰와 믿음을 쌓는 시간은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한번 긍정적인 관계가 구축된 다음에는 이 관계를 계속 지속할 수 있다. 확산의 가능성도 매우 높다. 다만, 이것은 결국 시간과 인력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프로그램 관점에서는, 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공연예술에 관해 인지하고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 충성 및 잠재 관객뿐만 아니라 공연예술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축제의 본 공연들 이외 다른 형태의 별도 기획 프로그램들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대중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장르에 대한 장벽이 높다고 느낀다면 기획자들은 이 벽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방식은 다양화해야 하며, 타깃층은 세분화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미래의 잠재 관객들이 실질적인 관객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관객 데이터 구축과 관리를 할 수 있는 장치들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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