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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의창 Jul 09. 2020

국내여행의 시대, 지금 주목하는 여행의 3가지 변화

팟캐스트 ‘김다영의 똑똑한 여행 트렌드’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개월 차가 지나고 있다. 작년 말에 책 <여행의 미래> 원고를 탈고하고 나서, 지속적으로 이 업계의 트렌드를 읽어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시작한 방송이었다. 그런데 2020년 들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와 함께, 여행업계 전체가 변화의 흐름에 놓이게 됐다. 지난 5개월의 방송은 코로나 이후에 여행업계가 얼마나 크게 변화하는 지를 짚은 방송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https://www.podty.me/cast/200501


      

최근에 두드러지는 변화는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 온 세계의 여행산업 뉴스가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전염병의 통제와 관리가 어려워진 미국의 여행업은 현재 ‘방치’라 해도 무리가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주변국인 중국이나 일본의 동향을 읽는 것이 전반적인 여행 소비의 방향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점차 여행의 지역화, 로컬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국내여행의 시대’가 찾아왔다.



이미 한국에는 ‘국내여행의 시대’가 도래했다. 항공 여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여행 소비수요가 급격하게 국내여행 및 다양한 여가 산업으로 분산되고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여행 소비의 패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국내여행의 3가지 변화와 시사점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진짜 서울! https://jinjja-seoul.com/


1. 작은 여행의 시대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는 사회에서, 앞으로의 여행은 어떨까? 


제한된 이동 거리 내에서 로컬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른바 ‘작은 여행’이 계속해서 심화, 발전될 것이다. 이미 한국에서도 이러한 여행 패턴을 반영한 도시여행 정보 서비스가 탄생했다. 서울 지역정보 큐레이션 플랫폼, ‘진짜 서울’이라는 서비스다. 진짜 서울은 누구든 ‘서울 크리에이터’가 되어 테마 별로 장소를 모으고 게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누구나 로컬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근거리 여행, 로컬 여행이 활성화되고 누구든 ‘동네 전문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대에는 무엇이 중요해질까? 


이제 여행 정보의 중요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다. 정보는 이미 세상에 알려지면 더이상 희소가치를 가진 정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의 양과 질은 빅데이터를 가진 기업의 서비스가 훨씬 정확하다. SK텔레콤은 T맵 유저 1800만 명의 빅데이터 18억 건을 분석해 지역∙성별∙나이∙동행자를 고려한 개인 맞춤형 추천 맛집을 제공하는 T맵 미식로드라는 서비스를 무료로 공개했다. 이제 개인의 기호를 파악해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데이터 기반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그러니 여행 분야의 크리에이터라면, 장소를 모으는 자기만의 ‘관점’과 브랜딩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 진짜 서울의 큐레이션을 보면 ‘일본 라면집, 타코집’처럼 가벼운 주제도 있지만 ‘복합 문화공간, 식물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처럼 특정 취향이나 주제를 가진 큐레이션도 눈에 띈다.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묶어주고 제시할 수 있는 기획력과 생각의 힘이 여행 콘텐츠에서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다.         



       

장작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374421


  


2. MZ세대가 이끄는 차박과 캠핑 열풍의 이면


밀레니얼 세대가 이끄는 새로운 국내여행 트렌드는 아웃도어 여행의 열풍이다. 하지만 과거에 기성세대가 이끌어온 아웃도어의 개념과는 상당히 다른 특성이 하나 보인다. 원래 차박의 개념은 돈을 아끼고 캠핑 장비를 최소화하는, 오토캠핑의 대체재 역할이었다. 그런데 낭만적이고 감성적으로 차박여행을 하는 유튜버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차박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가성비 여행 형태로 비춰지고 있다. 물론 차박이 그럴듯하게 보이는 이유는 왠만한 캠핑 장비 개수를 넘나드는 수십가지의 ‘감성’ 차박용품이 영상의 배경을 촘촘히 메워주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 매력적인
가성비 여행 형태 차박



다시 말하자면 차박 그 자체보다, 차박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담고 공유하는 게 주된 목적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아웃도어 시장은 과거와는 그 궁극적인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는 이유보다는 아웃도어를 즐기는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전시하고 싶은 심리에 좀더 가깝다고 본다.      



이런 면을 빠르게 간파한 캠핑장비 대여업체들은 소재지를 중심으로 차박 장비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스토어를 통해 예약과 판매를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렸고, 또 인기있는 대여 품목은 거의 정해져 있다. 장비는 보통 5~6시간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차를 개조하거나 비싼 장비를 사지 않고도 손쉽게 차박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연출을 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렇게 대여용으로 인기가 높은 차박이나 캠핑장비는 우리가 기존에 알던 캠핑 장비와는 다르다. 일단 불편해도 무조건 예뻐야 한다. 특히 텐트는 등산용이 아니라 색감과 디자인이 예뻐야 한다. 또한 감성 피크닉을 위한 풀 세트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인증샷으로 피드를 꾸밀 수 없는 MZ세대가, 아웃도어를 새로운 ‘힙(hip)’으로 여기는 현상은 뚜렷해 보인다. 최근 차박과 캠핑 열풍의 부작용도 심심찮게 보도되는 중인데, 특히 불법 주차와 취사로 인한 주변 환경 파괴가 대표적이다. (관련 뉴스*) 아웃도어 열풍의 이면에는 여행의 본질을 잃은 채 즐거움 추구와 인증샷 기록이라는 목적만이 남은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는 지점이다.      


*관련 뉴스 https://v.kakao.com/v/20200701144339644

       




트립닷컴 라이브 방송 메인  https://www.youtube.com/watch?v=KmIO04T4GGc


3. 호캉스판매와 소비 패턴의 변화 


지난 6월 26일, 트립닷컴은 유튜브 라이브 ‘여행가SHOW’를 통해 제주도 신화월드 객실을 7만원부터 판매했다. 미리 유튜브에서 알림 설정을 해놓은 덕에 손쉽게 생방송을 지켜볼 수 있었다. 방송 시작과 함께 쏟아지는 '구매 완료' 댓글을 보면서 변화의 시작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간 좌판만 깔아놔도 팔렸던 여행 판매의 방식이,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마케팅 대행사 '드래곤 트레일 인터랙티브'는 현재 위축된 여행소비 심리를 가진 소비자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접하면 '여행 계획'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구매가 이루어지게 만든다고 분석한다.      


국내 호캉스는 작년같은 ‘열풍’ 흐름을 끌고 가지는 못하겠지만, 방역에 민감한 고급 여행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언택트(비대면) 여행의 흐름에 따라, 차단된 공간에서 휴식을 즐기려는 수요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최근 예약이 일찌감치 매진된 몇몇 국내 숙소들의 공통점을 보면, 외부 세계와 차단된 자연 속의 힐링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교통이 다소 불편하고 주변에 볼거리가 없더라도, 그 점이 요즘의 국내여행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최근 지방의 독채형 펜션과 숙소들은 인스타그램과 스마트 스토어를 활용해 입소문 만으로 홍보 및 예약을 받는데도, 7~8월은 이미 만실이고 9월 예약을 시작한 곳들이 많아졌다. 여행의 수요는 여전히 굳건하지만, 이제 선택의 기준과 누리려는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는 게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           




에필로그. 책 <여행의 미래>, 그 이후


며칠 전 3쇄를 찍었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여행의 ‘미래’를 걱정하고 궁금해한다는 게 실감나는 요즘이다. 여행이 사라진 시대에, 여행 호황기 때보다 되려 더 바빠진 일상에 어리둥절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는 단순히 해외여행의 중단에서 그친 게 아니라, 반년 가까이 장기화되면서 여행산업 자체를 바꾸고 있다. 불안한 업계 종사자들은 하루 빨리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출간 이후의 업계 변화, 그 속에서 새롭게 생겨나는 역할을 캐치해서 알리는 것이 출간 이후에 새롭게 주어진 역할이다. 한국관광공사를 시작으로 관광협회, 연구원, 재단 등 관광 분야의 많은 유관기관과 협력해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고 강의를 하고, 공모전 심사와 컨설팅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알아낸 것들을 최대한 널리 공유하려고 노력 중이다.  

   

코로나19가 모두에게 크나큰 아픔과 위기를 가져다 주었지만, 그동안 해외여행 열풍에 가려져 있던 국내여행의 관점에서 볼때는 새로운 기회의 시작이기도 하다. 지금은 소셜미디어에서 시선을 잡아끄는 ‘인스타 스폿’을 경쟁적으로 진열하는 장소와 콘텐츠가 즐비하지만, 현명한 소비자들은 양질의 경험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경험 생산자를 찾아낼 것이다. 또 그렇게 자신만의 시각으로 선별한 ‘여행’을 하는 이들이 결국 독보적인 경험의 축적을 통해 기존에 없던 삶과 일의 가능성을 찾아낼 것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또한, 나라는 플랫폼을 축으로 이러한 가능성을 찾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경험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독서모임과 온라인 교육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는 책 <여행의 미래> 역시, 그러한 일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행의 미래>의 저자, 김다영 드림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59896356&orderClick=LAG&Kc=





미래의창 저자가 함께 전하는  [Trend Letter]  


책을 넘어 독자분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책의 연장선에서 지금 시기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발견'에 함께해주세요.


#7 <네이키드 애자일> 상효이재 저자 레터 _2

https://brunch.co.kr/@miraebookjoa/156


#6 <네이키드 애자일> 상효이재 저자 레터 _1

https://brunch.co.kr/@miraebookjoa/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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