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트렌드의 확산은 직장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큰 변화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인력 운영 방식도 크게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019년 이후로도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작용 없는 워라밸 문화의 정착을 위해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들도 남아있다.
소득 감소에 따른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근무시간 축소로 임금이 줄어드는 직종의 경우 노동자의 타격이 크다. 때문에 이들의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투잡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사원들의 부업을 공식적으로 허가 한다. 사원들의 사외활동이 창의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근로자의 투잡 선택을 다른 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함께 요구되는 시점이다.
두 번째로는 저녁 시간 재구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혼 직장인 10명 중 9명 이상이 퇴근 후 귀가를 두려워한다는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매일경제〉와 취업 정보 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혼 직장인 336명 중 318명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을 두렵다고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잔소리와 의견 충돌(45.4%)’, ‘과중한 집안일(36.1%)’, ‘육아 부담감(30.6%)’은 이들이 가정을 두려워하게 만든 주요인이었다. 직장인들의 저녁 시간이 물리적으로 확보는 되었지만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노동의 질을 생각해야 한다.
일의 총량은 줄지 않는데 근무시간만 줄어들어 퇴근 후 집이나 카페에서 근무를 이어가는 이들도 많다. 또한 과도한 업무량을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시간을 줄이라는 새 근로기준법만 기계적으로 따르는 기업에서는 각종 편법과 꼼수가 난무하는 실정이다.
일 때문에 자신의 삶을 희생하지 않는 워라밸 세대의 트렌드가 열풍처럼 번지며 우리 사회 곳곳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베터 라이프 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의 워라밸 지수는 10점 만점에 4.7점에 불과하고,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32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시행으로 우리의 워라밸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겠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할 사실은 시간과 행복은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도를 넘어 근무 환경의 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단순히 근무시간을 단축해 워라밸을 끌어올리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는 삶, 워라밸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출처: 《트렌드 코리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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