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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의창 Nov 27. 2018

Going New-tro, 요즘 옛날 뉴트로

복고의 열기가 뜨겁다. 복고는 수시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트렌드이지만, 이번 복고는 1020 세대를 공략하는 새로운 복고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트렌드 코리아 2019』는 이를 ‘새로운 복고, 뉴트로New-tro’라 명명한다


모든 것이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에서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1020세대는 불완전함이 갖는 미학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뉴트로 감성을 찾는 젊은 세대는 새것, 화려하고 튀는 것,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이 아닌 낡고 흠집 난 것, 손때 묻고 보잘것없는 것, 그러나 내게 정신적 충족감을 주는 것을 찾고 있다. 오히려 매끈하고 완벽한 것이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과거의 낡고 오래된 정취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도산분식 내부 사진(출처: 도산분식)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않고 내 삶에 주목하는 이들에게는 낡고 못난 것일수록 매력이 된다. 못났지만 매력적인 추억의 아이템들을 불러내다 보니 싸구려 식기까지 불려 나왔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담아주던 녹색 플라스틱 그릇을 기억하는가? 트렌드세터들이 모이는 서울 강남의 도산공원 근처에 자리한 한 레스토랑은 그때 그 시절 분식점을 떠올리게 하는 저렴 버전의 플라스틱 식기를 사용한다. 부자 동네에 새로 오픈한 맛집의 정체성과는 도통 어울리지 않는 언밸런스가 이 트렌디한 음식점을 단숨에 핫플레이스로 등극시켰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통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아날로그 디자인은 경이로움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통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아날로그 디자인은 경이로움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요즘 뉴트로 컬렉터들에게 가장 핫한 아이템은 어느 집에나 있었을 법한 음료 브랜드가 찍힌 판촉용 유리컵이다. 서울우유・델몬트・썬키스트・비락우유 등의 로고가 찍힌 옛날 음료컵들이 중고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에 본 적 없는 투박한 디자인에 본인 나이보다 더 된 컵을 중고품 거래 채널에서 수집하는 이들은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옛 물건을 발굴하는 중이다.


희귀컵으로 대접받는 호돌이컵(출처: 조선일보/인스타그램 @lovebrander_


LP레코드의 매출 상승도 뉴트로 열풍의 주요한 현상 중 하나다. 과거에 LP를 향유해본 적 없는 1020 세대의 구매로 때아닌 호황을 맞은 것이다. G마켓에 따르면 2018년 5월 말 기준 LP와 턴테이블의 판매가 전년 대비 286%나 늘었다. LP의 인기가 뜨거워지자 한국에서 종적을 감췄던 LP 제작 공장도 13년 만에 부활했다. LP 생산 업체인 마장뮤직앤픽처스는 서울 성수동에 ‘바이닐팩토리’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LP 음악을 들으며 음주까지 즐길 수 있는 ‘LP바’를 찾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고음질의 하이파이Hi-fi와는 반대말인 로파이Lo-fi는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저음질 사운드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음악을 뜻한다. 라디오의 지직대는 소리나 LP판의 바늘 긁히는 소리와 같은 잡음이 오히려 날것의 매력으로 통하며 예스러운 감성으로 1020 세대에 어필했다. 멀쩡한 음원을 로파이 음질로 편집해서 올리는 유튜브 채널이 수백개에 이르고 아예 로파이 음악만 모아 들려주는 음악 앱들도 등장해많게는 5만 건 이상 다운로드되고 있다.


첨단성이 핵심 경쟁력인 IT·가전 업계에서도 레트로 디자인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출처: 얼리어답터)


클래식의 매력에 흠뻑 빠진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뉴트로 트렌드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상충하는 두 개의 가치를 접목시키며 독특한 스토리와 감수성을 낳고 있다. 과거의 향수와 새로운 경험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2019년 뉴트로 감성은 추억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습을 띠고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레트로’가 과거의 재현이라면,
‘뉴트로’는 과거의 새로운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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