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은 밤 10시에 시작된다.

영감 :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김유진 변호사님.

by 말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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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고 있는 책. 너무나 좋아하는(비록 유튜브로만 보았지만) 김유진 변호사님의 신간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새벽 기상을 실천해야 책을 완독한 독자 다울 텐데. 왠지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육아'라는 핑계에 갇혀서.


대학교 입시에서 쓰디쓴 패배를 겪고 난 후, 교사의 꿈을 접었다. 중학교 3학년 말 무렵부터 공부를 시작했는데, 머리가 타고나지 않은 나에게는 3년 안에 수능 고득점을 받기란 무리였다. 간간히 모의고사 때 좋은 성적을 받기도 했지만 시골 중, 고등학교에서 제한적인 자극을 받고 인강에 의존해서 수업을 듣기에는 제한점이 많았다.


요즘 공교육 현장과 수능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는 공교육 현장과 수능 강의는 완전 차이가 있다고 여겨지던 때였다. 친구들 또한 교과 시간에 ebs 문제집을 풀거나 당시 pmp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시작했던 학원 출판사의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선생님들께 무례하기 짝이 없었던 행동이었다.


언제까지나너를3.jpg 그림책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중에서.

'엄마'가 되고 난 후의 나의 삶을 요즘 유독 더 되돌아보게 된다. 유튜브에서 미래학자의 강의를 들어도, 자기 계발서를 읽어도. 새벽 기상과 공부를 이야기하는데. 올해 브랜딩을 하는데 어느 정도 틀을 잡았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특히나 싱글들과의 삶과는 틀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새벽에 일어나서 따뜻한 차도 마시고 조용한 음악도 듣고 싶은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아이가 밤잠을 들고 난 후, 10시, 아주 늦은 날은 11시에 시작된다. 11시에 시작되는 날은 아이를 재우느라 거의 정신이 나갔을 때고(그런 날은 감사하게도 많지 않다) 판단력을 잃게 된 이후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 아이가 어린 시절. 아이가 자라는 시간. 모두 다 맞는 말이고 이해가 가는 말이지만. 내년엔 나도 공부가 하고 싶어 졌다. 언어치료와 같은 길이라면 길이지만 조금은 다른 길. 싱글이었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도전했을 법하지만. 이동거리, 학비(는 대출받을 예정), 일단은 지원 자격과 성적, 합격까지. 코로나로 인해 인원을 모집을 할지도 모르겠다.


요즘 아이의 민간 어린이집 입소를 고민하며 결심하게 된다. 아이의 교육에 너무 열을 쏟지 말아야지. 나도 나의 공부를 하며 아이에게 공부하는 엄마라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야지. 건강한 모델링을 심어주어야지. 그런데 정말 아이가 원하는 것은 공부하는 엄마가 아니라, 필요한 때에 옆에 있어주고, 가을 길을 함께 걸어주는 엄마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육아가 지치기 때문에 뒤늦게야 일을 벌이기 시작하는 걸까. 아니면 그동안 몰랐던 나의 도전적인 이면이 싹을 트고 있는 걸까. 이런 자아성찰은 20대에 했었다면 좋았을 텐데. 요즘 나오는 '싱글 라이프', '미니멀', '욜로'를 다룬 주제의 책을 보며 느낀 자격지심 아닌 자격지심을 쏟아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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