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 하지 않기.

엄마는 언제나 악역을 맡는다.

by 말선생님

아침은 늘 분주하다. 아이가 없을 때도 분주했고 아이를 등원시키면서 출근을 하는 날은 핸드폰을 확인할 겨를초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출근하지 않는 날도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9시가 되어가는 시계를 보면서 마음이 나도 모르게 초조해진다.




오늘 남편과 말다툼의 원인은 아이의 마스크였다. 일주일 전부터 핑크퐁 마스크를 주머니에 넣고 입에 대지 않으려는 아이가 이해는 갔지만 시계 바늘을 보며 나는 또 폭발하고 말았다. "그러니까 마스크 쓰라고!." 오늘은 게다가 남편이 출근을 늦게 하는게 화근이 되어버렸다.

왜 애한테 소리를 질러. 좋게 말하면 되지.


"내가 처음부터 소리질렀겠어? 오빠 출근할 때 나는 맨날 어르고 달래고 등원시키고 출근했다고. 나도 처음엔 말로도 해보고 노래도 해보고 다 해봤어!."


그러니까, 그 방법이 틀렸다는 거잖아. 왜 소리를 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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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화가 났다.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나도 당신처럼 어쩌다 한번 아침에 등원시키면 소리 안지르고 우아하게 이야기하고 웃고 넘길 수 있어.' 이 말을 해봐야 싸움만 커질 뿐 아무 것도 얻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언젠가 이 말을 해본 적도 있었다. 그 때 신랑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이렇게 말을 받았다.


언제는, 출근이 더 힘들다며?

이 때, "나도 출근하거든? 그러면서 등원 시키는거야."라고 내가 말을 이어간다면. 그 싸움은 밤새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그냥 "온아, 엄마 힘드니까, 너도 위험하고. 마스크 쓰고 하원하고 뽀로로 빵 먹자." 한 마디으면 서로가 좋았을텐데. 왜 집에서 매일 등원을 담당하는 사람은 어쩌다 한번 집에 있는 누군가에게 악마가 되어야하는걸까. 나도 20대 때는 식당 안에서 우는 아이들 보며 우쭈주 귀엽다고 해주면서 엄마의 마음을 헤어리지 못했던 적이 있었는데.


인터넷 뉴스 댓글을 보면 여전히 집에서 아이를 보는 엄마를 비하하고 일을 안하니 저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글을 보게 된다. 나의 마음도 잘 관리해야겠지만. 서로가 서로의 편이 되어 주어야 육아 또한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아침이었다. 먼저, 사과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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