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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선생님 Dec 14. 2020

코로나 때문에 언어치료를 못 가겠어요! 첫 번째 이야기

1. 언어발달 전반적인 부분.

오늘은 일기 형식이 아닌 언어치료사 혹은 상담사 모드로 글을 적으려고 합니다. 이전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글을 적어보려고 하였지만 이 곳은 블로그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스러웠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시도를 해보고, 독자분들께서 일기 형식이 더 가독성이 좋은지 이렇게 설명글 형식이 가독성이 더 좋은지 판단해주실 수 있으시겠지요.




한 해의 끝자락에 와있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가 아픈 한 해였습니다. '3차 대 유행'이 온다고 하더니 정말 왔네요. 지난해, 그 지난해, 아이들과 함께 마스크 없이 찍은 사진들을 보니 울컥해지기도 하는 밤입니다. 감사했던 시간들 가운데 감사를 찾지 못하고 투덜거렸던 순간 또한 스스로를 자책하게 하기도 합니다.


언어치료는 올 한 해 격동의 시간들을 겪고 있습니다. 급여화의 이슈로 논란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코로나는 각 기관, 그리고 아이들에게 큰 고민을 던져주었습니다. 초반에는 무조건적인 휴관으로 시작을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2.5단계 사이였을 때에는 그래도 출석률이 꽤 되는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오고 가는 발걸음이 헛되지 않게 한 순간마다 최선을 다했지만 때로는 '정말 수업을 해도 괜찮을까' 죄책감 아닌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고 있지만 특히 발음 수업에 있어서 가장 난관을 만난 것 같았습니다. 청각장애 아이들 혹은 인공와우 수술 이후 훈련을 하는 경우에 입모양을 보여주지 않고 지시를 하는 훈련이 있는데 매번 그러한 훈련을 하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지난여름까지는 입모양이 보이는 투명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이제는 kf 마스크가 아니면 서로에게 민폐가 되기에 입모양을 보여주는 것이 차단된 상태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간간히 상담을 통해서 아이들의 발음에 대한 주호소를 말씀해주시고 영상을 분석해보면 치료실을 권해드리고 싶은데 그 또한 더욱더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이전에는 '내가 치료를 권해드리면 상업적인 목적으로 보시면 어쩌지?'의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기관을 방문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할 텐데 아이에게 효율적인 진행이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앞서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의 발음을 그대로 방치해야 할까요?



가정에서 이끌어주실 수 있는 발음에 대해서는 우선은 정확한 평가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안전과 방역이 철저히 되었다는 전제 하에 발음 평가를 받아보세요. 언어 영역의 전반적인 평가를 권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발음이 부정확하다고 느껴지시는 경우에는 어휘력이나 문장을 구성하여 말하는 능력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가 동반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평가를 받으셨다면 일주일 이내에 결과를 안내받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이때에는 담당하셨던 선생님께 가장 두드러지는 내 아이의 언어발달 이슈에 대해 여쭈어보세요. 발음이 주호 소였다면 어떤 발음이 가장 부정확하게 산출되는지 여쭈어보세요.


(오늘은 언어발달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혹시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고 느껴지신다면 댓글이나 공감으로 표현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발음 편으로 2편을 이어가겠습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어떻게 촉진해주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간단한 팁에 대해서 여쭈어주세요. 혹시 아이가 낯을 많이 가린다거나 잠재능력이 발휘되지 않아서 결과가 있는 그대로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을 거예요. 낙담되실 수도 있지만 이 결과가 아이의 평생의 언어능력에 대한 지표가 되지는 않으니 염려하지 마세요. 차근차근 촉진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난 후 가정에서 하루 10분 정도의 시간을 만들어주세요. 이는 주호소마다 방법이 달라질 수 있지만 아이가 선택한 장난감을 통해서 단어 자극을 들려주시거나 문장을 들려주시고 반응해주세요. 이때에는 아이가 정확한 발음으로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아이의 마음이나 표현을 읽어주세요. 저는 1.5배 자극법을 사용하는데요. 이건 제가 만든 이름이기도 해요. 아이가 한 단어로 주로 의사소통을 하면 두 단어 조합 정도로 자극을 주시는 거예요. (예 : 밥 + 먹어, 차 + 타) 이때에는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 주세요. "~라고 말해야지!", "~는 뭐였지?" 이렇게 학습적인 대화보다는 "아~그랬구나! 이걸 말하려고 했구나~!" , "우와~정말 멋지다~!" 이렇게 90년대 방청객 리액션을 해주시는 것이 좋답니다.


제가 10분을 권해드리는 이유는요. 20분이 넘어가면 과제로 느껴지고 무거운 숙제가 될 수 있거든요. 하루 10분이 7번이면 70분이잖아요. 그리고 한 달, 6개월이면. 짧지 않은 시간이지요?


그리고 그림책을 읽어주세요.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3편은 그림책으로 준비해볼까요?^^) 이전에 제가 기록했던 브런치 글 안에서 소개해드렸던 그림책 읽어주는 방법들을 참고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림책이 선택권은 아이에게 있어야 한답니다. 아이가 선택한 그림책으로 아이가 머무는 시선으로 그대로 따라가 주세요. "끝까지 읽어야지~! 중간에 다른 책 가지고 오면 어떡해" 이러한 반응보다는 아이가 바꾼 그 책으로 시선을 옮겨주셔도 돼요. 아이는 언젠가 그 책을 다시 꺼내올 것이기 때문이지요.


너무 많은 권수를 읽어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리고 그림책에는 단계가 정해져 있는 듯 하지만 결국 아이가 고른 책이 내 아이에게 맞는 단계라고 생각돼요. 아이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 아빠와의 시간이 좋은 거니까요.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아이의 이야기와 아이의 시선 그대로 따라가는 시간이 많지 않고요. 





요즘은 온라인 언어치료나 유튜브 안에 다양한 그리고 전문성 있는 언어치료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 같습니다. 동영상 피드백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의 답답함이 있을 수 있지만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다시 가정에서 언어 자극을 주기 위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엄마와 아빠가 지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언어 평가를 의뢰하고 기관을 방문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다시 기관을 방문하는 시간들이 에너지가 정말 많이 드는 과정이니까요. 이는 모든 부모님들께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 같네요.


코로나로 인해 언어치료를 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주제였는데 갑자기 엄마 아빠 이야기로 넘어왔네요. 그런데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돼요. 가정보육 기간 동안 너무나 지치지만 꼭 엄마 아빠만의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아이가 낮잠을 잘 때에 잠시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일상을 기록해보는 거예요. 비공개 글로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해도 좋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tv를 보는 것도 좋아요.


글로는 모든 것이 참 쉬운데. 육아는 늘 어려운 것 같아요. 어쩌면 겨우 33개월 아이 엄마의 이 글을 읽고 코웃음이 나오거나 귀엽게 봐주시는 학부모님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말 같지 않은 연말을 보내고 있는 부모님들께 언젠가 이 주제의 글을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사실, 코로나가 이렇게 오래 지속될 줄도 몰랐습니다.





혹시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다음 글은 '발음'을 주제로 기록해보겠습니다. 가정에서 발음을 지도하시는 것에 정확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앞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긴긴 주말 동안 가정보육으로 고생 많으셨어요. 알게 모르게 글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좋은 내용의 글로 보답드릴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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