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일과 공부란.

by 말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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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의 공부와 '엄마'가 되고 난 이후의 공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방해 요소 아닌 방해 요소가 생겼다는 점이 눈에 보이는 차이점이라면, 내적인 동기는 보이지 않는 차이점인 것 같다. 가정에 보탬이 되어야 할 돈이 학비로 지출이 되고 아이에게 쏟는 시간도 그만큼 줄어든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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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또한 그러한 것 같다. 싱글 때의 일은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앞으로'를 그리며 직장생활을 버텼다면,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난 이후의 일 또한 많은 갈등을 안고 출근하고 퇴근한다. 때로는 보람도 느끼고 때로는 죄책감도 느낀다. 물론, 그 안에는 아이가 있다.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이지만 공부와 일은 엄마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작년에 꽃이 피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허전한 나무에 하루 반나절의 따스한 햇볕이 싹을 틔워주듯이. 그 햇볕으로 인해 눈길조차 가지 않던 땅에 민들레가 피었듯이. 아이가 깨어난 시간을 피해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시간도, 숨죽여 거실에서 공부를 하는 시간도, 20대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모습이지만 그만큼 그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2019년 봄, 한 아이의 엄마를 만났다. 건너 듣기로는 잦은 부부싸움과 또래보다 늦은 아이들의 발달로 인한 양육 스트레스가 크다고 하셨다. 1년 정도 수업을 하고 종결을 했는데, 어머님께서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신 뒤로 옷차림과 표정이 달라지신 것이 지나가면서 마주칠 때마다 느껴졌다. 무엇보다 느껴진 것은 자신감, 당당함이었다. 대화를 깊이 나눈 것도 아닌데 그러한 아우라가 느껴질 정도면 실제 삶은 얼마나 달라지셨을까.


물론, 육아로 인해 일을 쉬고 있는 것이 혹,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자존감을 낮추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무언가 나를 위해 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그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나의 아이, 남편, 시댁, 그 울타리를 벗어나서, 마치 결혼 전과 같이 '나'를 위해 시간을 하루 중 일부 사용하는 것. 이 시간들이 모이고 모여서 하나의 자신감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엄마의 삶은 분명 이전과는 다르다. 아이가 24개월 무렵, 절정으로 우울증 아닌 우울감이 와서, 20대 때 해보지 못한 것들을 그리워하는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시간은 누구에게나 거쳐가는 감정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내가 이렇게 육아하고 있을 때, 싱글 누군가는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겠지'라는 생각으로 부러움과 자격지심도 없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없었더라면, 육아가 아니었다면, 공부도 일도 이만큼 치열하고 값지게 얻어내지는 않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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