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눈을 뜨다.

브랜드를 소개하는 책을 읽으며.

by 말선생님

#Intro.

'코로나 19'가 터지기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던 '브랜딩'이 세계. 10년 가까이 한 길만 걸어온 나에게 '브랜딩'은 낯설면서도 신선한. 그리고 점점 다가가고 싶은 그런 단어였다.

어떻게 생각하면 '언어치료'라는 걸 브랜딩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소개, 기관 이름, 대상 아동의 진전도를 기록하면 나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으니까. 그런데, 뭔가 특별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언어치료사 직업을 가졌다면 누구나 다 하고 있는 '언어치료' 보다는 조금 더 특별한 나만의 이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1. 브랜드를 공부하다.

'브랜드'에 대해 알려면 '공부'가 필요했다. 유튜브 안에서도 이미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내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편안한 곳은 '책'을 통해서였다.

'기록의 쓸모'를 지은 저자, 이승희 작가님께 반해서 강연을 검색하게 되었고, 우연이 <Be my B>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다. 숨은 브랜드를 발견하고 관련된 경영자 분들을 초청해서 강연도 하고 가끔은 재능기부도 하는 그런 회사였다. 그리고 '폴인이 만든 책' 시리즈를 통하여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젊은 프로들을 위한 경제경영서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이 소개의 출처는 '폴인이 만든 책' 책의 책날개이다.)



'브랜딩'에 대해 공부하기에 편안하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읽히는 책. <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이다. 추천글에서 소개하듯이 '브랜딩의 고수들'이 자신이 만든 브랜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책 안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태극당, 핑크퐁도 있다.


책 안에서는 각자의 회사를 소개하고 있는데, 모두 Personal Branding의 대가이신 분들이다. 맨 앞 챕터에 '최인아 책방'의 대표 '최인아' 대표님의 이야기가 있어서 괜히 반가웠다. 지난 1월, 난독증 중재 수업을 마치고 기분전환 겸 방문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브랜드들은 예산이 많이 드는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는다.
고객의 규모가 대단히 큰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번 알게 된 고객은 이들을 다시 찾는다.
이들을 응원하고, 입소문을 내고,
스스로 그 서비스의 이용자임을 자랑한다. 15p 중.


어떻게 이런 브랜드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멋지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나를 되돌아보았다.

나는 <말 선생님 언어치료>라는 이름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해가고 있다. 2017년 3월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나의 블로그는 '애드포스트' 외에는 수입을 위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을 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은 없다. 나는 개인 사업자도 아직은 아니다.

나의 블로그를 찾는 주 타겟층은 언어치료사들이 많다.

최근 들어 말 늦은 아동, 난독증 아동들의 상담이 블로그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2. 조금 더 깊이 '브랜딩'의 세계로.

<프릳츠에서 일합니다> 책을 읽고 가보고 싶어서 방문한 <프릳츠 양재점>


'브랜딩'에 대한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은 책 안에서 강조하는 것은 '브랜딩=나 다운 것, 가장 나 다운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최인아 대표님 또한 트렌드보다는 '지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인터뷰를 하셨다.


그렇다면 나는? 질문을 다시 나에게 던진다.

나다운 것은 어떤 것일까? 우선 내가 좋아하는 건 읽고 쓰는 것, 그림책, 내가 아는 것을 소개하는 것. 그런데 나는 말보다는 '글'로 소개하는걸 더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말 선생님 언어치료'라는 타이틀을 만든 건 '언어치료사'라는 정체성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3. 계속 나에게 질문하기.

다 가지고 오고 싶었지만.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소심하게 한 장만 가지고 왔다.


<프릳츠에서 일합니다> 책은 올해 상반기에 내가 읽은 책 중 당연 BEST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들 어떠한 깨달음이 오기 전, 좌절되는 순간을 겪는데.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이번 코로나 19는 나의 언어치료 10년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3월 휴관 때도 물론 힘들었지만, 더 힘들었던 건 5월의 휴관이었다. 3월은 한 달을 통으로, 5월은 겨우 보름 쉬었는데. 왜 힘들었을까? '불안해서'였다.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지? 내가 가진 기술이라고는 '언어치료' 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나는 스마트폰을 잘 다루거나 온라인 원격 치료를 진행할 만큼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브랜드의 비전은
자신의 업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영향력이며,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 무언가입니다.
열정은 소망하는 것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자,
어떤 일을 대하는 태도이고요.. 57P.


내가 보유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언어치료'라는 것을 내 삶에서 삭제했을 때에 나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할까?

매우 원초적이기도 하고, 대학생 때 진로와 직업 교양 과목 때나 나올 법한 심오한 질문들인데. 나이 서른이 훌쩍 넘어서야 이 질문에 다시 답을 적어가고 있었다.

126P , 고객이 느끼는 브랜드의 경험.

처음엔 답을 적어내지 못해서 넘긴 질문이 많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문득 책에서 보았던 질문이 생각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일상에서, 그리고 내가 찾아가는 그 과정 안에서 찾아갈 수 있었다.




'프릳츠 커피'는 정말 커피를, 베이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회사였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것은 직원들이 복지였다. 충분히 직원 교육을 진행하고, 직원들끼리 서로 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그런 승진을 추구하지 않는다. 서로가 평등하지만 각자의 능력을 충분히 존중해주는 회사. 그리고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력서를 넣고, 직장을 오래 다니는 동료들까지.


실제로 프릳츠 커피 직원 분들은 정말 친절했다. 보통 입소문이 난 카페는 몰려오는 손님들을 상대하면서 직원들이 지쳐있기 마련인데 프릳츠 안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방문했던 시간은 한참 점심을 먹고 후식을 먹을 시간이었는데 직원 어느 누구 하나 기다리는 고객을 당연히 여기지 않았다. 아이 엄마가 되고 난 후에는 친절한 동네 카페만 찾아다니는 습관이 생겼는데. 거리가 멀지만 않다면 매일 오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 조금씩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프릳츠에서 일합니다> 책 안에서는 여러 가지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꼭 이직 계획이 없더라도, 창업 계획이 없더라도, '일'을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헌신의 방식과 구체적인 행동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헌신이 갖는 차별점은 무엇입니까?(73p)

브랜드 미션을 위해 타협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일하기 방식은?(89p)

다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 나만의 브랜드 약속(단순함;현실적;차별화;관찰 가능함;감성과 연결;기억하기 쉬움)

브랜드 경험으로서의 과감한 차별화는?(125p)

그리고, 책을 읽으며 기억하고 싶었던 문장들.

일을 잘하려면 잘 쉬어야 합니다.

이 직업을 내가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이지 맛을 더 잘 보거나 기술이 훌륭하다는 증거는 아니니까요.

생존과 삶을 지속할 수 있어야.




#5. '앞으로의 나'에 대한 나의 시나리오.

Personal Branding을 이야기하시는 전문가분들의 설루션 중 하나는 바로 '나의 시나리오'를 써보는 것이었다. 시나리오. 어쩌면 논문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거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부끄럽지만 공개를 해보고자 한다. 나의 시나리오를 공개하고 수정하고 그 성장과정을 함께 밟아가는 것 또한 이 공간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하니까.



<나의 시나리오>


2020년 5월. 날씨가 너무 좋았다. 어차피 월요일은 오프니까. 오늘은 푹 쉬자는 생각으로 기분 좋게 친한 선생님을 만나고 있었다. 그런데 기관에서 연락이 왔다. 6월 1일이 되기 전까지 휴관을 한다고. 말도 안 돼. 날짜가 5월 15일도 더 이전이었다. 기관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더 이상 지난 3월처럼 화만 가지고 있을 수는 없었다.


무엇을 해야 할까? 홈티와 병원 출근이 없는 날은 무조건 서점에 갔다. 대형서점이 아닌, 브랜드, 일, 창업과 관련된 책을 나름 잘 큐레이터 해놓았다고 생각했던 서점으로 갔다. 집에서 거리도 가까운 편이 아닌데. 무작정 갔다. 그리고 월급이 줄어들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했지만, 눈에 들어오는 책들은 무조건 사서 읽었다.


두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다. 언어치료 세상 밖 사람들은 이렇게나 치열하게 살아가는구나. 나는 너무나 나 스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우물 안에 있었구나. 그리고 불안감에 새벽 6시면 눈이 떠져서 들었던 유튜브 강의들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Uncontact 책도(김용섭 저).


앞으로 온라인이 대세라고 하는데.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을 하면 집중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시간적인 에너지 소모도 너무 크다. (아이들에게 필요하다면 하겠지만). 그리고 현재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지친 아이들이 대부분인데. 나까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휴관이 끝나고, 최대한 방역을 철저히 하고 개별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시간표는 찼지만, 언제 또 이런 일이 터질지 모른다. 아직 종식 상태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2년을 보고 있다. 백신이 나와서 우리 삶에 젖어들 때까지.


그래서, 나 어떻게 하지?


최근 소아정신과는 36개월 미만 아이들의 상담문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정작 내 아이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는 맘 카페 글은 없다. 답을 보아도 어딘가 불안하다. 가려운 부분이 시원하게 긁히지 않은 것 같다. Late talker 부모님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 아이를 양육해본 경험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나 혼자만의 개발은 사실 당장 불가능하니. 기존에 체제를 마련해놓은 회사에 지원을 하고 싶어 졌다. 물론, 지원한다고 해서 다 될 수는 없으니.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아이들의 발달도, 발달 과정 중 읽을 수 있는 심리적인 요소들도. 함께 공부를 해야 한다. 요즘 같은 온라인 시대에 사이버 강의만큼 도움이 될 만한 게 또 있을까?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인 상담심리 쪽 강의를 사이버로 수강해야겠다. 석사는 나중에, 아주 나중에 상황이 허락할 때.


그림책은 나에게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단짝 친구다. 그림책을 지속적으로 수업 시간에 활용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이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언어치료 안에서 어떠한 진전이 있었는지. 읽어내고, 활용하고, 또 읽어낸다. 그림책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아직은 코로나 때문에 그룹 수업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림책에 대한 소개 글을 쓰고, 관련 공부를 하고, 지속적으로 읽고, 또 모아야겠다. 겪어보니, 그림책은 모으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더라.


올해 초, 난독증에 대해 연수를 들었는데. 이 또한 잠시 멈추었다. 난독은 이미 전문가 분들이 너무 많으신데. 이제 막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한글을 접하면 좋을지, 그 시기가 정확히 언제면 좋을지. 어떤 콘텐츠가 도움이 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아이들 지도도 있겠지만, 부모님들께 정확한 정보를 드리는 게 아닐까.






미디어보다는 종이를 더 좋아하고 인스타그램보다는 싸이월드를 더 좋아하는 옛사람스러운 나지만. 그동안 <말 선생님 언어치료> 블로그를 운영해와서. 참, 다행이다.


'말 선생님' 이름을 지어준, 2014년 석사 2학차,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만난 7살 꼬마친구에게 언젠가는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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