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조던 스콧 글, 책 읽는 곰>
'말(speech)'은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때로는 무기가 되기도 하고, 그만큼 나의 신변을 보호해주기도 한다. 외국에 나가서 생활하는 것이 두려운 이유 또한 '말'이다. 영어 사용국도 번역기 없이 살아간다는 게 상상조차 되지 않는데, 그 외의 나라들은... 등골이 오싹해진다.
또한 말은 아이의 발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금 할 줄 아는 말이 몇 개나 돼요?"라는 질문은 예측하건대, 만 3세 미만 엄마들이 서로 주고받는 단골 질문이 아닐까 싶다. 맘 카페를 보아도 아이의 언어 수준에 대한 질문, 언어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계속 기다려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은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온다.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그림책은 이토록 중요한 '말'을 하는 것이 어려운 아이가 주인공이다.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도, 발표를 할 때도. 말 때문에 아이는 좌절감을 느낀다.
아이들은 내 입에서 혀 대신
소나무 가지가 튀어나오는 걸 보지 못해요.
타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피드백에 날이 선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놀림과 말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민감함일 것 같다. 아이의 아빠는 그런 아이에게 함께 나가는 것을 제안하며 강물을 보여준다.
너도 저 강물처럼 말을 한단다.
언어치료실에 오는 아이들은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타인의 피드백이나 질문에 싫증이 잔뜩 나있는 경우가 많다. '이거 따라 해 봐!', '이거 좀 말해봐!', '얘는 이 말 못 해요. 지 언니(누나)는 안 그랬는데. 그래서 자연스럽게 트일 줄 알았죠.'
말이 늦다는 것에 대한 기준 또한 정확하게 판단되어야겠지만 말이 늦다는 것을 감지하게 되면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이유는 '부모이기 때문'이다. 남의 아이라면 온화한 미소로 '조금 더 기다려보세요. 제가 아는 누구도 말이 늦게 트였는데 지금은 공부도 잘하고 훌륭한 어른이 되었답니다.'라고 말해줄 수 있을 텐데. 나의 아이니까.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때 말을 못 하면 당장에 유치원, 학교는 어떻게 다닐 수 있을까 걱정이 덮쳐온다.
아이가 말이 늦다고 생각되면 우선 기관을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가서 늦지 않다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게 되더라도, 말이 늦는 것일지 아닐지 불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대한다면 아이는 대번 그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혹시 말이 느린 편이 아니더라도, 잘 발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어떻게 촉진해주어야 할지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아이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확장해주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이가 '어흥'만 말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사자가 우네! 어흥! 무서워!'부터 시작해서, '사자는 동물원에 있어!' '사자는 정말 크다!' 이렇게 아이의 수준에 맞게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
전문가들이 언어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상술 같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이의 현재 언어 발달 전반적인 영역이 이후 발음, 문해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많이 들은 아이, 많이 말해본 아이가 이후에 문자 언어를 쉽게 습득할 가능성 또한 크다. 무엇보다 글자는 소리와 연결이 되는데, 정확한 발음을 하기가 어렵다면 아이 또한 혼동을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권하고 싶은 것은 집안에서 느낄 수 있는 '말의 즐거움'이다. 엄마와 아빠가 그림책을 읽어줄 때, 질문이 아닌 이야기를 들려줄 때, 아이들은 언어의 재미를 느낀다. '나는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는데' 죄책감을 갖기보다는 오늘부터 5분, 10분씩 아이와 함께 말하고 듣는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이는 엄마와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