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생활을 4년째 해보니 여러 가지 노하우가 생겼다. 이는, 싱글보다는 육아를 병행한다는 전제로 정리를 해보겠다. 어찌 보면 육아를 하는 이상 이게 과연 'free'가 맞을까 싶기도 하지만.
1. 이전에는 일이 없으면(예 : 수업 캔슬) 좌절감에 빠지기 쉬웠는데, 갑자기 낮에 비는 시간이 생기면 밤에 하기로 계획했던 일을 하나 처리한다.
2. 아이의 하원 시간을 나의 업무 처리 지연으로 인해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이상은 늦추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아이를 밤까지 내내 달래느라 밤에 처리할 일도 맑은 정신으로 하지 못한다.
3. 직장 일일 경우는 업무가 생기면 상사 혹은 동료들과 데드라인을 정해둔다. 서로 의사소통을 자주 하지 않는 이상은 마상(마음의 상처)과 오해가 생길 수 있다.
4. 일이 없더라도 내 탓이 아님을, 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님을 인정한다.
5. 정규직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그 조직에 들어갔을 때 내가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공상을 해본다. 답은 역시나. 아니다.
정규직을 그토록 원해왔던 20대였고, 기회가 닿아서 안정적인 직장 두 곳이나 경험을 했지만, 결국 두 곳 모두 내 발로 나왔다. 대학원 진학과 이사. 모두 누가 뭐라 할 수 없는 핑곗거리 아닌 퇴사 사유였고 추억을 가득 안고 퇴사할 수 있었다.
아이가 돌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다시 정규직을 찾아다녔고, 두 돌이 될 무렵은 더 기를 쓰고 채용시장을 탐색해보았지만 아이 엄마에게 정규직은 다소 무리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프리랜서 생활에 대한, n 잡러 생활에 대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서 깨달았다. 나는 조직생활에서 적응하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안 그런 척 하지만 나의 의사가 타인에 의해 굽어지면 꽤나 큰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직장이라는 곳 자체가 원래 그런 것 같다. 밖에서 보면 좋은 동료, 선/후배지만 직장은 말 그대로 '일터'이다. 서로 간에 배려가 있을 수는 있지만 어느 직장이더라도 영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일로서 받아들여지는 것이 90% 이상이다. 나머지는 회식 때의 정으로 인간적인 관계를 다질 수 있었는데 요즘은 모이는 것 자체가 어쩌면 회사에 욕을 먹이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되는 곳이 많다.
즉, 일로서 만난 관계는 일로서 끝나고 나 자신이 무시당한 것이 아님을 객관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20대의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나 그래도 석사인데! 나 그래도 5년 차 이상인데, 6년 차 이상인데...' 허공에 대는 외침은 결국 불만이 되었고 짜증이 되었고 '남 탓'이 되었다.
또한, 나 자신의 일을 얼마나 나 스스로 존중해주는지를 돌아볼 필요도 있었다. 이전에 안정적으로 머물렀던 직장은 사회에서는 큰 인정을 받지 못하는 기관이라는 나 스스로의 생각 때문에 '일을 한다'에서 '일을 버틴다'로 변질되었던 것 같다.
프리랜서의 삶이 불안정하고 버는 게 없다고 생각될 때마다 창업을 한 친구에게 연락을 해서 위로를 받듯이 당시에도 비슷한 색의 기관에 일하는 친구/선배/후배와의 연락을 통해 자존감의 롤코를 탔다.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은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그런 와중에 생긴 하나의 신조는 정규직/계약직/아르바이트 등 모든 직종과 직군을 떠나서 나 자신을 브랜딩 하자는 것이었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브랜딩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고 일에 있어서도 나를 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객관화시켜서 일을 대할 수 있게 되니까.
20대 때 나에게 이런 걸 알려주는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더 자유롭고 내 주장을 조금이라도 펼치며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그건 또 하나의 다른 의문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