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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한 단상.

삼십오세가 되어서 배운 것들.

by 말선생님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있다면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한 사람을 기르는 '육아'도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관계는 나이에 상관 없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같다. 10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20대, 30대, 그리고 50대, 60대가 되어서도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다. 사람의 마음에 정답이 없기 때문일까.




올 상반기, 글을 쓰는 과정은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누군가를 직접 만날 에너지가 없기도 했고 물리적인 시간도 없었다. 쉬는 날 약속을 잡으려면 그 날의 원고는 포기해야 하고, 밤에 또 자책하며 노트북 앞에 앉아야만 했으니까. 약속을 몇 번 거절하고 나니 만남을 위한 제안이 점점 줄어들었다. 어느덧 9월.



그런데, 내 옆에 남아있어주는 누군가는 내가 언제 무엇을 하든 곁에 있어준다는 것. 그렇다고해서 그 사람의 소중한 시간을 나에게만 맞추라거나 이기적으로 행동하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관계에 있어서 대면이 그렇게 큰 영향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 이걸 가장 먼저 배웠다. 물론 긴 비대면 끝에 만난 대면은 너무나 반갑고 귀하고 소중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의 관계'라는 것을 배웠다. 내 마음이 건강해야 선한 것들, 건강한 것들을 흘러보낼 수 있다는 것.


또 하나의 배움은 타인은 나의 삶을 도울 수 없다는 것. 책을 예로 들자면, 추천사를 써주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 누군가로 인해 책이 대박이 난다거나 탄탄대로나 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인생 전반적으로도 비슷하지 않을까. 그 누구도 나를 진심으로 애써주며 도와줄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못되고 이기적이라서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타인에게 나의 치부를 일일이 다 드러낼 필요는 없다는 것. 마음을 나누는 찐 관계 안에서는 그것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타인에게 어려움을 나눌 때는 먼저 나의 마음의 필터를 거친 후에 나누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고민을 듣는 상대방의 마음도 지치게 만들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비밀은 없다고 하는데. 내 마음이 시원해진다면 털어놓을 수 있겠지만 또 너무 신뢰하지는 말 것.




요즘 서점에서 '관계'나 '심리'에 대한 책이 판매량이 높다고 한다.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티나지 않게 안고 있기 때문일까. 30대 중반.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한 마음은 잊지 말되, 그렇다고 너무 의존하지는 말아야한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고, 무엇이든 적당한 거리가 중요하니까.



* 나와의 거리를 단단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action

: 독서, 산책, 주말에 sns 보지 않기.


특히, '산책'을 추천하고 싶다. sns를 보는 시간엔 독서를. 드라마 유튜브를 보는 시간엔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졌던 사람들의 자기계발 채널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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